<앵커> 최근 채용비리 등으로 금융지주 CEO들이 잇따라 검경 수사 대상에 오르고 있습니다.
노조까지 목소리를 키우는 등 내부 반발까지 가세하면서 연말 금융권 인사 태풍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정원우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은 지난주 KB금융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했습니다. 노조의 회장 연임 찬반투표에 사측이 개입했다며 노조가 윤종규 회장을 경찰에 고발했기 때문입니다.
윤 회장은 지난 9월 연임이 결정된 이후 주주총회 통과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생겼습니다.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연임을 장담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최순실 사태에 연루된 것을 빌미로 노조가 신임 투표에 이어 공동투쟁본부까지 꾸리며 노골적인 연임 반대를 들고 나왔기 때문입니다.
앞서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도 채용비리 청탁 의혹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습니다. 농협금융 출범 이후 최초로 연임에 성공했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중도 하차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직 금융권 CEO들에 대한 갖가지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무난히 흘러가나 했던 연말 연초 금융권 인사는 한치앞도 예측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국감에서 밝혀진 채용 비리로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전격 사임한 것을 CEO 인사태풍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채용비리와 관련해 14개 은행에 대한 실태 파악에 나서면서 우리은행 외에 다른 은행의 비리가 드러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금융권 CEO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확산되면서 일각에서는 전 정부 인사들을 물갈이하는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의 성과주의 도입, 과도한 영업 경쟁 등에 대한 내부 반발까지 터져나오면서 CEO들의 거취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경제TV 정원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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