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부영 판사 때문에 웃은 김재철 그리고 MB

입력 2017-11-1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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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부영 판사, 김재철 전 MBC 사장 구속영장 기각…"구속 필요성 적어"
강부영 판사 기각에 ‘적폐판사’ VS ‘당연한 결과’



강부영 판사로 김재철이 일단 웃게 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교감하면서 `공영방송 장악`의 실행자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이 구속을 면했는데 그 중심에 강부영 판사가 서 있었기 때문.

강부영 판사는 이 때문에 주요 포털 실검 1위에 등극했으며 이에 대한 갑론을박 역시 뜨겁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10일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이 김 전 사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강부영 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사실관계에 대한 증거가 대부분 수집된 점, 피의자의 직업·주거 등에 비춰 도망의 염려가 크지 않은 점, 주요 혐의인 국정원법 위반죄는 원래 국가정보원 직원의 위법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것으로 그 신분이 없는 피의자가 이에 가담하였는지를 다투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를 구속할 이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김재철에 대한 구속 목소리가 비등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강부영 판사가 사실상 김재철의 손을 들어준 형국이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사장이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 등 수뇌부와 공모해 `MBC 정상화`를 추진한 것으로 보고 국정원법 위반(직권남용), 업무방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영장을 청구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MBC 사장으로 재직한 김 전 사장은 국정원으로부터 `MBC 정상화 문건`의 내용을 전달받아 김미화씨 등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예인을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키고 퇴출 대상으로 분류된 기자·PD 등을 업무에서 배제한 의혹을 받는다.

그의 재임 기간 MBC에서는 PD수첩 등 간판 시사 프로그램 폐지, 기자·PD 해고 등이 잇따랐다. 2012년 파업 이후에는 파업 참여 직원들이 기존 업무와 무관한 스케이트장, 관악산 송신소 등으로 전보되는 등 취재·제작 현장에서 대거 배제됐다.

검찰은 국정원 정보관이 주로 전영배 전 기획조정실장(현 MBC C&I 사장)을 통해 `MBC 정상화 문건`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김 전 사장은 국정원 정보관을 접촉한 사실이 없으며 관련 문건도 내용을 보거나 들은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해 왔다.

김 전 사장은 전날 영장심사 전 취재진과 만나서도 "MBC는 장악될 수가 없는 회사이자 장악해서도 안 되는 회사"라며 "이것이 제가 경영진으로서 일했던 저의 소신이며 지금도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제기된 각종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국정원에서 제출받은 MBC 관련 내부 보고문건 자료 등 추가 증거를 분석해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강부영 판사가 누구인지 다시금 조명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공영방송 장악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강부영 판사의 과거가 재조명을 받고 있는 것.

강부영 판사는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공익법무관을 한 뒤 2006년 부산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창원지법과 인천지법 등을 거쳤다. 강부영 판사는 올해 2월 정기인사에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로 부임했다.

강부영 판사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정유라 씨와 적폐청산 수사와 관련돼 기소된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장의 영장을 기각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강부영 판사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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