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구속 '내부 조력자' 어디서 뭐하나?

입력 2017-12-15 10:45   수정 2017-12-1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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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구속에 안도하는 검찰…적폐사건 추가수사 동력 찾을 듯
우병우 구속 의미는...`부실수사 논란` 불식에 일단 성공
우병우 구속, 朴정부 국정농단 의혹과 혐의 연관…추가 단서 나올지 주목



우병우 구속으로 박근혜 국정농단의 새로운 단서가 나올까.

우병우 구속은 우병우도 꿈꾸지 못한 결말이다. ‘국정농단’으로 인한 ‘불법적 권세’가 영원할 것 같았지만 촛불의 목소리 속에서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우꾸라지’ 우병우 구속으로 검찰 내 ‘적폐 라인’을 모두 정리하고 사법부 블랙리스트도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불법 인생’을 살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5일 구속됨에 따라 최근 주요 피의자들의 잇따른 석방과 구속 불발로 주춤하던 검찰 수사에도 다시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또 우병우를 도왔던 이른바 ‘내부 조력자’에 대한 관심 역시 뜨겁다.

사실 우병우 전 수석의 구속을 앞두고 검찰 수사는 여러 변수로 난관을 맞이한 모양새였다.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사건에 관여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법원의 구속적부심을 거쳐 석방됐고, 청와대 핵심 참모로 군 댓글 사건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적폐청산 수사의 다른 한 축인 국정원 정치관여 의혹 사건도 원세훈 전 원장이 입을 닫은 채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대 수사의 `종착지`로 여겨지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가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았다.

거듭된 석방과 영장 기각을 두고 일각에서는 `검찰이 구속 수사에 집착해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보수진영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다.

비록 `수사 독려 차원에서 했던 말`이라는 설명으로 일단락됐지만, 앞서 문무일 검찰총장이 적폐수사 중요 부분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던 것도 일선 수사팀이 추가수사의 동력을 찾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적폐청산 수사에서 상징성이 큰 핵심 인물인 우병우 전 수석이 구속돼 검찰은 의미가 크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를 두고 `소극적 수사` 내지 `부실수사` 논란이 뒤따랐던 적이 많았다. 특히 우병우 라인이 법조계 내부에 포진돼 있는 바람에 우병우를 사실상 못 잡는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었다.

작년 말 검찰이 국정농단과 개인 비리 등 혐의로 우병우 전 수석을 조사할 때 실내에서 팔짱을 낀 채 웃는 모습이 사진에 찍히면서 `황제 소환` 논란이 일었고, 두 차례 구속영장까지 기각되면서 수사가 부실했던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검찰로서는 우병우 구속을 현실화 시킴으로써 이런 부정적 시선을 어느 정도 떨쳐내고 신뢰를 회복할 계기를 찾은 셈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에 구속된 우병우 전 수석에게 적용된 혐의는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의혹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 향후 수사를 진척시킬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우병우 전 수석은 민정수석 재직 당시 국정원에 지시해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 박민권 1차관 등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간부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 공직자와 민간인 등을 불법 사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사찰 지시를 받아 국정원장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채 우병우 전 수석 등에게만 결과를 비선(秘線)으로 직보한 인물이 추명호 전 국장이다.

추 전 국장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 관련 정보를 수집한 국정원 직원들을 좌천시키는 등 최씨를 비호하는 활동을 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따라서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최씨의 금융권 인사 개입 의혹이나 평창올림픽 관련 이권 개입 의혹 등 국정농단의 추가 단서가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근혜 정부에서 각계 인사나 단체의 지원을 배제했다는 `블랙리스트 사건`도 수사 대상이 확대된 상태다. 이 사건에 관여한 우병우 전 수석과 국정원이 문화예술계뿐 아니라 과학계, 교육계 인사와 단체들까지도 불이익을 주거나 사찰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여서 검찰의 추가수사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수사·재판 과정에서 우병우 전 수석의 태도를 고려하면 구속 후 크게 심경 변화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이 경우 검찰의 국정원 관련 수사는 우병우 전 수석의 구속과 함께 실질적으로 마무리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

우 전 수석은 지난달 말 검찰 소환 조사에 응하며 "지난 1년 사이에 포토라인에 4번째 섰다"며 "이게 제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고 또 헤쳐나가는 것도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각에선 우병우가 구속적부심 심판에서 석방을 노리고, 이에 대해 사실상 윗선과 입을 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주목된다. 적폐판사들이 우병우를 풀어주기 위한 수순을 이미 밟고 있다는 의미다.

구속된 우병우는 2009년 대검 중수1과장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의 주임검사였는데, 당시 우병우 수사1과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노무현씨”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우병우는 “노무현씨, 당신은 더 이상 대통령도, 사법고시 선배도 아닌, 그저 뇌물수수 혐의자로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 우병우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우병우 구속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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