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교사 교장 '교장공모제' 확대…교총 "전교조 발탁수단" 반발(종합2보)

입력 2017-12-26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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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형 공립고와 일부 특목고 등 자율학교가 교장 자격증 없는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교장 공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6일 `교장공모제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을 27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교장공모제는 승진을 중심으로 하는 교직 문화를 개선하고 능력 있는 교장을 공모해 학교 자율화와 책임경영을 실현한다는 취지에서 2007년 도입한 제도다.

일반학교는 교장 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공모하고 자율학교는 교장 자격증 소지자와 자격증 미소지자 가운데 초·중등학교 교육경력이 15년 이상인 교육공무원 또는 사립학교 교원을 대상으로 공모할 수 있다. 하지만 2009년 정부는 관련 시행령을 개정, 신청학교의 15%만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 참여 공모를 시행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올해 3월 1일 기준으로 공모학교 1천792곳에 임용된 교장 가운데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는 89명이다.

교육부는 교육공무원임용령에서 15% 제한 규정을 없애 자율학교가 원하면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 참여 공모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새 시행령은 또, 학교공모교장심사위원회 위원 가운데 학부모·교원·외부위원 참여 비율을 명시해 심사에 학교 구성원의 의견이 고르게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심사위원회를 구성한 뒤에는 익명으로 지원자의 학교경영계획서를 제공해 교장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심사의 투명성을 강화하고자 심사가 끝난 뒤 학교심사위원회와 교육청심사위원회 명단을 공개한다.

교육부는 매 학기 `교장공모제 추진 계획`을 통해 교장 결원의 3분의 1 이상 3분의 2 이하를 공모제로 뽑도록 각 시·도 교육청에 권고했는데 이런 권고도 하지 않기로 했다.
새 교육공무원임용령은 입법예고 등을 거쳐 2018년 9월 1일 자 임용 교장을 공모하는 내년 상반기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교장공모제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등 보수성향 단체는 지금껏 교장 자격증 없이 교장이 된 이들 중 상당수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이라는 점 등을 들어 이 제도가 교육현장의 편향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나경원 의원(자유한국당)이 확보한 자료를 보면 2015∼2017학년도에 자격증 없이 공모로 뽑힌 교장 50명 가운데 80%인 40명이 전교조 조합원이었고, 모두 교사에서 교장이 됐다.
교총 출신은 12%인 6명이었는데 교사에서 교장이 된 이들은 2명이었고, 나머지 4명은 교감 또는 전문직 출신이었다.
교총은 이날 입장자료에서 "교장공모제는 그간 교육감의 보은인사 수단으로 악용돼왔다"고 주장하면서 "교장공모제 전면확대는 보직교사 등 궂은 일은 도맡아 해온 교사의 승진기회를 박탈하는 불공정한 처사"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교총 관계자는 "교육과 연구, 다양한 교직경험 등을 통해 검증받으며 승진을 준비해온 수많은 교원을 무시한 것이자 특정 교원노조 출신을 교장으로 심기 위한 잘못된 제도"라며 "내년 교육감 선거를 의식하고 (정부와 교육청이) 특정 교원노조 편들기에 나선 것이나 다름없다"며 지적했다.
교총은 27일 지도부와 각 시·도 교총 회장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반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이날 입장자료에서 "교장공모제 확대는 협의회가 두 차례 제안했던 사안"이라면서 "교육부 방침을 환영하며 교육자치와 학교민주주의 실현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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