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자 오늘로써 2017년 주식시장이 정말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는군요. 코스피가 박스피란 오명을 떨쳐버린 역사적인 한해였기도 했습니다만 극심한 양극화의 시기로 고생을 한해였기도 했습니다.
저는 작년 오늘 이 자리에서 2017년 경제와 주식시장을 전망하면서 어리둥절 이라는 네 글자가 어울리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저 나름의 전망을 드린 바가 있습니다. 올해 세계 경제, 그 가운데서도 우리 경제는 적어도 지표상으로는 어리둥절하게 좋아질 것이다. 그리고 주식시장 또한 어리둥절할 만큼 크게 오를 것이라고 말씀드리면서 동시에 우리 경제는 수출과 내수의 극심한 양극화 그리고 주식시장도 반도체를 비롯한 몇몇 산업군의 일방적인 강세로 또 한 번 어리둥절하실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돌아보니 어리둥절할 만큼 정확한 전망이었습니다.
여러분 작년 이맘때를 한번 돌이켜보십시오. 광화문 광장에는 매 주말 100만 명의 촛불 인파가 모였고 우리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혼란을 겪었습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 우선주의가 보호무역주의로 발현되면서 우리 수출에 대한 걱정이 한껏 고양됐었습니다. 삼성전자는 노트7의 발화사건으로 전 제품 리콜이라는 시련을 겪고 있었고 세계 7위의 한진해운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습니다.
그야말로 비관론의 전성시대였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앞서 열거한 비관론의 이면을 보시죠. 100만 인파의 촛불시위대는 고등학생들이 앞장서 거리 청소를 할 만큼 질서 정연했고 일체의 폭력이 배제된 평화로운 시위 아니 축제 같은 거였습니다. 어쩌면 우리 국민들 사이에 여전히 존재하는 건강한 역동성의 발현이었습니다. 희망을 봤습니다.
트럼프의 당선은 우리에게 무역의 압박으로 작용하겠지만 그보다 빨리 트럼프가 만들 버블 이코노미의 훈풍이 우리에게 더 먼저 도착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실적은 좋아질 것이고 그 결과치로서 수출 기업들의 주가 상승은 당연하다고 봤습니다.
스마트폰의 발화는 역으로 삼성의 품질 경영에 자극제가 될 것이고 부품, 장비, 소재 산업에 대한 삼성의 생각을 바꿀 것이라고 봤고 그대 이미 반도체 가격은 상승세로 진전되며 이른바 빅사이클을 예고하고 있었고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은 자발적이든 비 자발적인 든 주가를 견인하고 여타의 재벌 기업들에게도 자극을 줄 것으로 봤습니다. 삼성전자는 정확히 작년 말부터 바닥을 찍고 랠리를 했고 다른 재벌그룹 주들도 선전했습니다.
한진해운의 몰락은 살아남은 해운사들의 행운이 될 것이고 슬로별 경기회복과 함께 해운 물동량의 증가로 이들 주가는 여지없이 올랐습니다.
이 모든 저의 예측의 기저에는 경기는 단절하지 않고 순환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올해 들어 지속해서 이른바 관의 문제 즉 경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관한 얘기를 드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제 내년 2018년을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매년 우리 사회의 지성인이라는 교수님들이 한 해를 관통하는 어려운 사자성어를 냅니다만 내년은 파사현정의 해라고 했더군요. 저는 올해도 좀 쉬운 사자성어 아니 네 글자를 드리겠습니다. 바로 버블버블입니다.
2017년은 금융위기 이후의 대세가 된 이른바 뉴노말의 종언을 고한 해라고 평가합니다. 저성장, 저 수익률로 대변되는 이 뉴노말, 위기의 진앙이었던 미국이 저성장에서 확실히 벗어났다면 더 유효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뉴노말의 다른 말은 디플레이션입니다. 2017년은 글로 벌리 이 디플레이션의 종언을 고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뉴노멀이란 말 어찌 보면 대단한 형용모순입니다. 노말 그러니까 정상은 정상이지 새로운 정상이 어디 있습니까? 그저 경기의 수축과 확장이 있을 뿐인데 그것이 너무 크게 변하다 보니 모든 게 구조의 문제로 보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내년 세계 경제는 디플레이션의 시기를 끝내고 이제 인플레이션의 시대를 열 것입니다. 올해 나타난 글로벌 자산 가격의 상승세는 내년 본격적인 인플레이션 시대로의 진입을 알리는 서막에 불과합니다. 자산 가격의 상승에 그치지 않고 실물 경제도 서서히 인플레이션의 구간으로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한 걸음 더 나가보면 버블 이코노미석의 중반전으로 진행될 것으로 봅니다. 당연히 버블의 진앙지도 미국이 될 것입니다. 취임 1년을 시련과 도정 속에서 끝낸 트럼프의 손에는 이제 법인세 인하를 비롯한 세제 개혁안이 들려져 있습니다. 버블 이코노미석의 토대가 마련된 것입니다. 이제 내년의 화두는 그가 공약했던 1조 달러 SOC 투자가 될 것입니다. 버블 이코노미석의 실탄을 장전하는 거라고 봅니다.
저는 올해 상당히 많은 분량의 김동환의 시선을 바로 이 트럼프에 관련된 얘기로 채워왔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트럼프를 좋아해서도 아니고 그의 정책에 동조해서도 아닙니다. 다만 이 트럼프가 그리는 미국 경제와 그로 인한 세계 경제의 영향과 우리 자본시장의 변화 가능성은 그 어느 대통령 때 보다 크고 전면적일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는 버블을 원합니다. 버블은 사람들을 들뜨게 하고 미래를 낙관하게 만드는 마약과 같은 것입니다. 이 마약의 처방이 없이는 그는 3년 후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거의 모든 정치인들과 기업인들도 바로 이 마약 같은 버블을 원하고 있다는 겁니다. 버블은 궁극적으로 부자를 더 큰 부자로 만뿐 빈자는 결국 더 가난해 지는 과정입니다. 미국의 정치와 경제는 부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져 나갑니다. 겉으로 트럼프를 비난하지만, 속내는 은근히 트럼프가 만들 버블 이코노미를 기대하고 크게 한 몫 보겠다는 전의를 다지고 있을 겁니다.
그렇게 힘들어 보이던 세제 개혁안 싱겁게 의회를 통과하는 걸 보셨죠? 당장 내년부터 버블의 총탄이 될 이 SOC 투자에도 그리 강한 저항은 없을 겁니다.
미국 경제의 버블은 우리 같은 제조업 중심 그것도 산업재에 강한 수출주도 소규모 개방 경제엔 즉각적인 효과를 줄 겁니다. 결국, 우리 경제도 버블의 기운이 감돌게 될 것입니다.
버블은 나쁜 겁니다.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역사를 보십시오. 유사 이래 인류의 경제사는 버블과 버블 붕괴의 반복이었습니다. 부자는 바로 이 버블의 시대를 잘 활용한 사람들입니다.
어쩌면 겁을 낼 일이 아니라 활용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하셔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저의 전망은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솔직하고 파격적인 전망을 끝모임 일에 드리는 이유는 여러분들의 경제에 대한 관을 한 번쯤 돌아보시라는 데 더 큰 목적이 있습니다. 어떤 형태의 고정 관념도 투자의 세계에서는 지양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올 한해 투자의 세계에서 노심초사하셨을 우리 투자자 여러분 그리고 증시 라인 애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여러분들의 가정과 사업 위에 그리고 투자 위에 만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증시 라인도 여러분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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