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손준호 이적' 갈등 수원 상대로 '분쟁 조정' 밟나

입력 2017-12-28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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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조정 신청까지 가면 수원 삼성이 망신만 당할 것이다. 함께 K리그 흥행을 위해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계약 질서를 해치는 건 동업자 정신에도 위배된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백승권 단장은 28일 포항의 미드필더 손준호(25) 영입 추진 과정에서 수원이 끼어든 것에 대해 `하이재킹`(납치) 등 용어까지 사용하며 강한 불쾌감을 표현했다.

전북이 손준호를 영입하기로 포항과 서면 계약까지 마친 상태에서 수원이 뒤늦게 손준호 영입전에 뛰어들어 문제가 꼬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반면 수원은 "손준호 선수가 수원행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밝혔고, 포항 실무자는 "계약서가 아직 발효되지 않았다"며 올해 도움왕을 차지한 손준호가 전북 대신 수원으로 이적할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에 전북은 분쟁 신청까지 불사하는 등 수원의 개입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백승권 전북 단장은 "수원이 끝내 손준호 영입을 시도한다면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분쟁 신청 절차를 밟겠다"면서 "포항과 합의 내용 중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고 연봉 계약을 체결해야 합의서 효력이 발생한다`는 조항은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전북)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이 분쟁 신청서를 프로연맹에 내면 연맹은 열흘 안에 조정 결정을 해야 한다. 조정위원회는 구단 대표 3명을 포함해 위원 7명으로 구성되는 데 허정무 부총재가 위원장을 맡는다. 구단 대표는 이해 당사자인 전북과 수원, 포항을 뺀 구단에서 위촉된다.
조정위원회는 전북이 제출하는 합의서 내용을 세밀하게 분석한 뒤 최종 조정 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기존 전례를 봤을 때 조정위원회가 전북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2년 유사한 사례에서는 분쟁 조정 전에 마무리됐다. 경남이 수비수 김주영을 FC서울로 보내기로 했다가 수원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서울이 분쟁 신청을 하자 수원이 경남과 이적 합의를 백지화한 것이다.

박창수 수원 단장은 "전북과 포항간 손준호 선수의 이적과 관련한 서면 합의서가 있다는 건 몰랐다"면서 "정확한 내용을 파악해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이적 분쟁 해결에 열쇠를 쥐고 있는 포항의 장영복 단장은 "우리 구단이 이적과 관련해 수원과 합의 등 결정한 건 전혀 없으며, 지금은 단지 협상의 과정일 뿐이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축구계 소식에 밝은 한 인사는 "전북과 포항의 이적 합의가 이뤄진 상태에서 수원이 끼어든 게 갈등의 실마리를 제공했지만 에이전트가 선수 연봉을 올리려고 시도하다가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수원이 전북의 분쟁 신청 전에 영입전에서 빠질 가능성도 있어 두 구단이 충돌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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