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운영진 자매사이트 오픈 소식...이용자 반발

입력 2018-01-06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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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운영진이 자매사이트를 만든다는 소식에 일베 이용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운영진이 미리 공지 없이 자매사이트를 개발한 데다, 새 사이트에 과거 자신들이 지운 글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6일 일베에 게시된 공지사항을 보면 사이트 운영진은 이달 11일 `일베 2.0`에 해당하는 사이트 오티티엘(OTTL)을 열 예정이다.

새 사이트는 동영상을 직접 게시하는 기능이 있고, 이용에 불편을 주는 광고는 제거하는 대신 우수한 품질의 광고를 게재할 예정이라고 운영진은 밝혔다.

기존 일베에서 쓰던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일베에 게시한 과거 글도 고스란히 OTTL로 옮겨진다.

운영진은 "일베에서 글을 삭제할 때 OTTL의 글도 자동으로 삭제된다"며 "일베에서 회원 탈퇴 시 OTTL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베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과거에 일베에 썼다가 지운 글도 새 사이트에 고스란히 박제돼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한 이용자는 "작년 12월 말 테스트를 위해 사이트가 잠깐 열렸을 때 들어가 봤더니 삭제한 계정의 글이 OTTL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다른 이용자도 "OTTL로 내 삭제글을 봤다"고 말했다.

대화명을 `오틀폐쇄가즈아`로 바꾼 이용자는 "OTTL은 약 4∼5년간 삭제된 글까지 포함해 일베에 올라온 글을 똑같이 `박제`했다"며 "일베에서 게시글이나 댓글을 수집해 모욕죄 등으로 고소미를 먹이는(고소한다는 뜻의 인터넷 속어) 사례가 많은데 운영진이 이를 대놓고 도와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이용자도 "OTTL 사이트가 열리면 지운 글과 사진이 다 나올 것"이라며 "다 함께 부관참시당한다고 보면 된다"고 우려했다.

그간 일베 이용자들이 특정인에 대한 모욕·명예훼손·성희롱성 글을 썼다가 고소당한 사례가 많은 데 따른 우려다.

이용자들은 운영진이 사전 공지 없이 자매사이트를 개발했고, 일베 이용자들로부터 동의를 얻지 않고 자매사이트로 회원정보를 넘긴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운영진이 OTTL을 만드는 것은 일베를 없애려는 수순`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베 운영업체 `아이비`의 이성덕 대표는 "작년 말 시험적으로 사이트를 열었을 때는 캐시(임시저장소) 관련 기술적 문제로 일베에서 지운 글이 OTTL에서도 지워지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며 "이 때문에 오해를 빚은 듯하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공지사항에도 적은 대로 일베에서 지운 글은 OTTL에서도 분명히 삭제될 것"이라며 "일베를 없애려는 수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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