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퇴원일인데…" 비통함에 잠긴 밀양 화재 사망자 빈소

입력 2018-01-26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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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퇴원 날이었는데…."
26일 오후 경남 밀양시 밀양병원 장례식장.
대형 화재 참사가 난 경남 밀양 세종병원의 일부 사망자들이 이송된 장례식장 빈소는 비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사망자 박모(92·여) 씨의 빈소도 침통함으로 가득했다.
박 씨의 다섯 딸과 사위들은 황망한 표정으로 앉아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거나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오늘이 퇴원 날이었는데…"라고 사위가 무겁게 입을 뗐다.
장모인 박 씨는 노령으로 폐에 물이 차서 밀양 세종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6층에서 치료를 받다가 상태가 호전돼 병실을 아래층으로 옮기고 퇴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족들은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뉴스를 통해 알았다.
밀양에 사는 박씨의 두 딸이 서둘러 병원을 찾아갔다.
부산 등 다른 지역에 사는 딸들도 갑작스럽게 소식을 접하고 밀양으로 향했다.
두 딸은 엄마가 당초 어느 병원으로 이송됐는지 몰라 언론에 나온 병원을 모두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이 사위는 "살아있으라고 간절히 기도하면서 찾아다녔는데 끝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할 줄 알았던 어머니는 끝내 자식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빈소에는 속속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망자 가족들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사망 소식을 여러 차례 확인하다가 이내 억눌린 울음을 터트렸다.
장례식장에는 국과수 직원과 경찰들도 찾아 시신과 신원 확인에 분주했다.
한 직원은 복도를 바쁘게 다니며 전화를 하다가 "시신이 바뀐 거 아니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복도에는 흰 천이 덮인 시신이 안치실에서 나와 잠시 대기하고 있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에 장례식장 사무실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니 "혼선이 있는 거 같다"면서 "시신이 바뀌지는 않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날 일부 유족이 밀양지역자활센터에서 경남도 관계자들에게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유족들은 자신과 상의 없이 시신이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부겸 안전행정부 장관도 빈소를 찾았다.
김 장관은 유족들을 만나 위로한 뒤 병원 측의 사망자 현황에 대한 간략한 보고를 받고 참사 현장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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