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에 대한 의혹을 다룰 MBC PD수첩의 방송이 가능해졌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김정운 수석부장판사)는 1일 "조계종의 PD수첩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전부 기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억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취지에 비춰 엄격하고 명확한 요건을 갖춰야만 허용된다"며 "이 사건 프로그램의 방송을 금지해야 할 정도로 피보전 권리나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고도의 소명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가처분 신청의 경우 통상적으로 그 필요성에 대한 소명을 요구한다. 이번 사건에서 문제가 된 대상은 언론 표현의 자유인 만큼 고도의 소명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신청인 측의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법원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또 "방송할 내용 중에는 그 사실의 진위가 쟁점이 돼 소송이 진행 중인 것이 있다고 보이나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만으로 그에 대한 표현행위가 금지돼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봤다.
이어 "PD수첩은 총무원장이나 고위 승려들의 비위 행위에 관한 의혹 제기를 통해 조계종의 투명성 및 도덕성 향상이라는 공익적인 목적을 추구하고자 한 것"이라며 "조계종을 비방하고자 방송하려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PD수첩은 나름대로 의혹 당사자에게 반론 기회를 부여했다고 보이고, 그럼에도 조계종 측에서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PD수첩이 반론권을 줬다고 판단했다.
앞서 설정 스님은 "PD수첩이 불교계 일각의 의혹 제기를 비롯해 현재 소송 중에 있어 객관적 사실로 특정되지 않은 사안까지도 포함해 방송을 제작하고 있다"며 지난달 25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PD수첩은 이날 오후 방송할 예정인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3대 의혹`의 예고편을 지난달 24일 공개했다.
이 예고편에는 `폭력·여자·돈 조계종의 민낯`, `의혹의 중심 설정 스님` 등의 자막과 함께 명진 스님, 유흥주점 사장 등의 인터뷰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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