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발 쇼크'에 국내 금융시장 '출렁'…주가 '급락'

입력 2018-08-1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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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발 충격에 13일 주가는 급락하고 환율은 오르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4.34포인트(1.50%) 내린 2,248.45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5월 4일(2,241.24) 이후 1년 3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9.16포인트(3.72%) 내린 755.65로 마감했다.
코스닥의 하루 낙폭은 지난달 23일의 34.65포인트(4.38%) 이후 최대다.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5.0원 오른 1,133.9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은 장중 한때 달러당 1,136.5원까지 오르면서 지난달 20일의 연중 최고치(달러당 1,138.9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무엇보다 리라화 가치 급락 등 터키발 충격에 따른 것이다.
터키 경제는 기업 채무 부담과 물가 급등, 중앙은행 독립성 의구심 등이 겹쳐 최근 구제금융설이 돌 정도로 어려움에 부닥쳤다. 게다가 미국과의 관계마저 악화하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터키 은행규제감독기구(BDDK)는 이날 터키 은행과 외국인 간의 스와프, 현물, 선물환 거래를 은행 지분의 50%까지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터키와 미국 간 갈등이 부각되며 터키 리라화 가치가 지난 10일 하루 만에 20% 넘게 급락한 데 따른 조처다.
터키발 금융시장 불안은 터키 경제에 노출도가 높은 유로존의 통화 약세로 이어졌고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원화를 포함해 아시아 신흥국 통화는 약세를 보였다.
달러 강세와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신흥국에 속한 한국 증시에는 불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
허진욱 삼성증권[016360]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터키발 불안과 이에 따른 유로화 약세는 단기적으로 달러화 강세를 가속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글로벌 금융 여건 전반의 악화와 안전자산 선호심리 강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신흥국 전반에 걸친 증시와 통화 약세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터키발 금융시장 불안이 국내 증시에 주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국내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신흥국 전반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크지 않은 데다가 한국의 경우 여타 신흥국보다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재선 KTB투자증권[030210] 연구원은 "미국의 대(對)터키 제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자 리라화는 10일 기준 무려 15% 급락해 신흥국 시장의 불안감을 촉발했다"며 "이는 신흥국과 미국 증시의 디커플링 현상이 심해지던 상황에서 국내 증시의 기간 조정 연장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국내 증시가 받을 추가적 타격은 제한적"이라며 "한국은 경상수지 및 국제투자 포지션 부분에서 신흥국 중 가장 양호한 수준으로 여타 신흥국과 달리 외국인 자본유출로 인한 리스크는 낮다"고 설명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도 "터키발 금융위기 가능성으로 위험기피 심리가 높아지며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 "다만 유럽 은행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크지는 않아 위기가 장기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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