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문재인 대통령 "내년 북한과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공동 추진"

권영훈 기자

입력 2018-08-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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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오늘(14일) "내년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정부는 북한과 공동사업으로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오찬`에서 "보훈이야말로 강한국가를 만드는 뿌리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며 "제대로 된 보훈은 나라를 위한 모든 희생을 끝까지 찾아내, 기억하고 보답하는 것으로 완성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오찬에는 생존 애국지사 13분과 국내외 독립유공자 후손 220명이 초청됐습니다.

안중근 의사 증손 토니 안, 안 의사 외증손 이명철 씨, 이회영 선생 손자 이종찬?이종광 씨, 의병장 허위 선생 현손 키가이 소피아 씨 등 국내외 거주하는 후손들이 참석했습니다.

또, 여성 독립운동가 후손 5명과 국외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 50명과 대한민국 국적을 새롭게 취득한 독립유공자 5명도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아래는 <문 대통령,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오찬 인사말> 전문입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기록적인 폭염 때문에 무엇보다 어르신들의 건강이 염려되는 시기입니다. 작년에 이어 독립유공자 어르신들의 건강하신 모습을 뵙게 되어 아주 기쁩니다. 오래오래 우리 곁을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독립유공자 후손들도 전국 각지에서 와주셨습니다. 카자흐스탄, 브라질, 러시아 등 국외거주 독립유공자 후손들도 많이 오셨습니다. 이번에 새로 우리 국적을 취득한 분들도 모셨습니다. 환영합니다. 정말 잘 오셨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는 여러분의 애국 앞에서 늘 숙연해 집니다. 이역만리 떨어져 있어서 더 애틋하고, 시간이 흘러도 대를 이어 뜨겁습니다. 독립유공자와 후손 여러분 한 분 한 분께 국민을 대표해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존경하는 독립유공자와 후손 여러분,

독립운동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힘이자 정신입니다.

선열들의 독립운동은 민족의 자존을 세우는 일이었고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외침이었습니다. 민족의 독립과 애국이라는 대의 앞에 신분과 지위, 성별의 구분이 없었습니다.

1904년 한일의정서가 체결되자, 전국에 배일통문을 돌린 것은 당시 평리원 서리재판장이었던 왕산 허위 선생이었습니다. 평리원 서리 재판장은 요즘으로 치면 대법원장에 해당되는 직책입니다. 그 후 13도 연합 의병부대를 이끈 허위 의병장은 결국 서대문 형무소의 첫 번째 순국자가 되셨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던 허위 의병장의 현손녀 키가이 소피아 님이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십니다. 큰 박수로 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에 정부는 여성독립운동가 202 명을 새로 발굴하고, 그 가운데 26명에 대해 서훈과 포상을 결정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1919년 평안남도 순천에서 대한국민회 부인향촌회를 조직해 조국 독립에 크게 기여한 최복길, 김경신, 김화자, 옥순영, 이관옥 선생에게는 건국훈장이 추서되었고, 이번 광복절 포상자중 주요인물로 선정되었습니다.

3.1 운동 1주년을 기리며 기숙사 뒷산과 교정에서 일제히 독립만세를 외친 당시 배화여고 학생 여섯 명에게도 대통령 표창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1926년 6.10 만세운동을 주도한 중앙고보 이선호 선생은 그해 11월 경성지방법원 공판에서 ‘자유를 절규하면 자유가 생긴다는 결심으로 거사에 임하였다’고 거침없이 진술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 뒤, 광주에서 시작된 항일 학생 투쟁은 목포, 나주, 서울을 비롯해 전국으로 확대되었고, 항일 민족 운동의 불씨를 다시 지폈습니다. 이 자리에 안중근 의사의 후손 두 분도 함께하고 계십니다.

108년 전, 사형을 앞둔 안중근 의사는 빌렘 신부와 마지막 면회에서 한국의 독립운동이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를 되찾으려는 전 인류적인 활동임을 밝혔습니다.

여순감옥에서 저술한 ‘동양평화론’에서는 동양평화를 위한 일본의 역할을 강조했고, 한?중?일이 공동으로 은행과 군대를 창설하자는 시대를 앞선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자유와 평화를 향한 안중근 의사의 위대한 정신과 발자취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미야기현에는 여순감옥의 간수, 故 지바 도시치가 모신 안중근 의사 영정이 있습니다. 동양평화론을 연구하는 일본 학자들도 있습니다. 중국 하얼빈에도 안중근 의사의 기념관과 동상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태까지 안 의사의 유해조차 찾지 못했습니다. 김구선생이 효창공원에 마련한 가묘는 여전히 비어있습니다. “해방이 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 달라”는 안 의사의 마지막 유언을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년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정부는 북한과 공동사업으로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 사업을 추진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독립유공자와 후손 여러분,

저는 보훈이야말로 강한국가를 만드는 뿌리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라를 위한 헌신에 예우를 다하는 것은 국가의 마땅한 도리이자, 미래를 위한 최고의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독립운동가 가문의 현재 삶의 모습이야말로 다음세대에게 애국의 지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경제적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제대로 된 보훈의 시작입니다. 약속드린 대로, 올해부터 애국지사에게 드리는 특별예우금을 50 인상했습니다. 독립운동가의 3대까지 안정적으로 생활하실 수 있도록 1만 7천여 명에게 지원금을 드리고 있습니다.

독립유공자 후손의 곁을 지키고 보살피는 따뜻한 보훈도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부터 독립유공자 자녀와 손자녀의 자택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보훈복지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해외에 사시다 국내로 영주 귀국한 모든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는 주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몸과 마음의 건강도 중요하게 챙길 것입니다. 이번 달에 인천보훈병원과 보훈의학연구소가 개원할 예정입니다.

제대로 된 보훈은 나라를 위한 모든 희생을 끝까지 찾아내, 기억하고 보답하는 것으로 완성됩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이번 광복절부터 독립운동가 포상 기준을 세심히 살핀 결과 여성 독립운동가 202명을 새로 발굴했습니다. 늦었지만 정말 반가운 소식입니다. 앞으로도 여성은 물론, 학생, 의병까지 후세들에게 널리 기억되고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발굴해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독립유공자와 후손 여러분,

오늘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이기도 합니다. 저도 오찬을 마친 뒤 추모의 자리에 함께 할 것입니다.

다시는 이러한 고통과 아픔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의와 진실로 역사를 바로 세우고, 평화로 나라를 튼튼히 지키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드립니다.

독립운동으로 나라를 찾고, 임시정부로 대한민국의 법통을 세운, 자랑스러운 조국의 역사는 바로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만든 것입니다. 보훈으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현재와 미래의 대한민국을 더욱 강하게 만들겠습니다.

다음에 뵐 때까지 꼭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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