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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이 악물고 살아 내겠다. 도와 달라"..성폭력 피해 강조

입력 2018-08-18 19:22  

김지은 씨가 최근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1심 법원의 무죄 선고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씨는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5차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에서 정혜선 변호사가 대독한 편지를 통해 선고 이후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김씨는 "살아 내겠다고 했지만 건강이 온전하지 못하다. 8월14일(선고일) 이후에는 여러 차례 슬픔과 분노에 휩쓸렸다"며 "`죽어야 제대로 된 미투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죽어야 할까`라는 생각도 수없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그날 안희정에게 물리적 폭력과 성적 폭력을 당했다. 그날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의 거절을 분명히 표시했다. 그날 직장에서 잘릴 것 같아 도망치지 못했다. 그날 일을 망치지 않으려고 티 내지 않고 업무를 했다. 그날 안희정의 `미안하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말을 믿었다. 그날 안희정의 범죄들을 잊기 위해 일에만 매진했다"며 성폭력 피해가 있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를 향해 "제 목소리 들으셨나. 당신들이 한 질문에 답한 제 답변 들으셨나. 검찰이 재차, 3차 검증하고 확인한 증거들 읽어보셨나. 듣지 않고 확인하지 않을 거면서 제게 왜 물으셨나"라고 물었다.

이어 "안희정에게는 왜 김지은에게 미안하다 말하며 그렇게 여러 차례 농락했나 물으셨나. 왜 페이스북에 `합의에 의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썼느냐고 물으셨나. 왜 검찰 출두 직후 자신의 휴대전화를 파기했느냐고 물으셨나"라고 질문했다.

김씨는 "왜 내게는 묻고 가해자에게는 묻지 않나"라며 "가해자의 증인들이 하는 말과 그들이 낸 증거는 다 들으면서 왜 저의 이야기나 어렵게 진실을 말한 사람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았나"라며 재판부를 향해 강한 서운함을 나타냈다.

그는 "이제 제게 또 무슨 질문을 하실 건가. 제가 또 무슨 답변을 해야 하나"라고 되물은 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결을 해줄 판사님들을 만나게 해 달라고 간절히 바라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여러분이 권력자와 상사에게 받는 그 위력과 폭력, 제가 당한 것과 같다"며 "판사님들은 `성폭력만은 다르다`고 하신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무수히 많은 그 폭력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물었다.

그는 "강한 저들의 힘 앞에 대적할 수 있는 것은 여러분의 관심밖에 없다"며 "바로잡을 때까지 이 악물고 살아 내겠다.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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