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조선소...'울산의 눈물'

입력 2018-08-2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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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말뫼의 눈물'이라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2003년 현대중공업이 단돈 1달러에 인수한 초대형 크레인에 붙은 이 별명은, 스웨덴 조선산업의 사양화를 대표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울산에 있는 이 말뫼의 눈물이 이번 주 가동을 멈췄다고 합니다.

    어찌 된 사연인지 배성재 기자가 울산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현대중공업 해양공장이 있는 울산시 동구 방어동에 들어서자, 엄청난 크기의 선박 건조용 크레인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높이 128m에 폭 165m, 축구경기장 2개를 세워놓은 것과 맞먹는 크기로, 15년 전 스웨덴 말뫼조선소에서 들여온, 이른바 '말뫼의 눈물' 입니다.

    한때 세계 최대의 크기를 자랑하기도 했던 이 거대 크레인은 당분간 움직일 일이 없습니다.

    4년 전 마지막으로 수주한 원유 생산설비를 지난 20일 출항하면서 더 이상 작업 물량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대중공업은 말뫼의 눈물이 서있는 해양공장을 25일부로 가동 중단할 예정이고, 해양 2공장인 온산공장도 최근 매각했습니다.

    오늘은 해양사업본부 소속 5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김숙현 해양사업본부 대표는 경영상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장 중단은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의 고통만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한때 300여 개에 달했던 현대중공업 협력업체들은 이제 140개 가량만 남았고, 종업원 수는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인터뷰> 이무덕 현대중공업 사내협력사협의회장

    "제가 (사업한 지) 14~15년 됐지만, 문을 닫는 것은 제가 울산 동구 태생인데 처음입니다. 해양이 문을 닫는 건. 직원들은 자기 일자리를 찾아 다 떠났습니다."

    공장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됐던 울산시 동구 방어동의 경기 역시 악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순옥 (편의점 운영) / 울산시 동구

    "너무 어려워요. 작업복 입은 손님이 한 사람도 없어요. 옛날엔 여기까지 줄을 섰는데. 진짜로 너무해. 너무해. 매출로 따지면 작년 반토막 났어요."

    <인터뷰> 김현숙 (횟집 운영) / 울산시 동구

    "인건비와 임대료 내는 게 빠듯할 정도로. 작년에 비해서 2/3 가량 줄었다고 보시면 돼요. 매출이."

    한국 조선업의 미래, 고부가가치 사업 등으로 불렸던 해양플랜트 사업이었던 만큼, 이번 말뫼의 눈물 중단은 조선업에 드리운 먹구름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란 분석입니다.

    <스탠딩>

    울산의 눈물, 나아가 한국 조선업의 눈물이 되지 않기 위한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 개선 노력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한국경제TV 배성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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