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공항, 5조 투자하고도 비행기 더 못뜬다

입력 2018-08-24 17:16   수정 2018-08-2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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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정부는 인천국제공항을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키우겠다며 5조원을 투입해 제2터미널을 완공했습니다.

    아마도 탈 수 있는 비행기가 더 늘어나고 노선도 다양해질거라며 여행 좋아하는 분들 기대하셨을텐데, 웬일일까요?

    인천에서 시간당 뜰 수 있는 비행기 최대 횟수는 '터미널 1개 시대'와 비교해 단 1대도 늘지 않았습니다.

    9년에 걸쳐 공사를 했고, 개장한 지도 벌써 7개월이 넘었는데, 시간당 항공기 수용능력은 그대로라는 뜻입니다.

    왜 이런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을까요. 신선미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기자>

    매년 급증하는 해외여행객수에 발맞춰 국내 항공사들은 비행기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저비용항공사(LCC) 6곳까지 일제히 항공기를 새로 들여오면서 올해만 28대가 더 늘어납니다.

    하지만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인 '슬롯'은 늘지 않아 인천공항에 비행기를 더 띄우고 싶어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A항공사 관계자

    "항공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슬롯을 늘려달라고 이야기를 좀 하죠. 그래야 신규 취항이나 증편도 용이하게 진행할 수 있으니까. "

    <인터뷰> B항공사 관계자

    "(2터미널 오픈으로) 슬롯 확대를 기대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도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당장 모든 시간대 슬롯을 확대할 순 없더라도 일부 시간대 슬롯이라도 확대됐으면"

    인천공항의 시간당 항공 수용능력은 63대로, 2008년 이후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최대 70대로 늘리기 위해 2016년부터 비행경로도 서쪽 단일방향에서 동서 양방향으로 바꿨지만 횟수는 늘지 않았습니다.

    올 1월에는 5조원을 투자한 제2터미널까지 개장하며 여객 처리 능력을 높였지만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는 그대로입니다.

    슬롯은 공항시설과 활주로, 관제, CIQ(세관·출입국 관리·검역)능력을 고려해 결정하는데 법무부의 출입국심사 인력 부족으로 확대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검역이나 세관은 가능성 있는 사람들 위주로 샘플링 검사를 하면되지만 출입국심사는 여행자 전원을 해야돼 사람이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법무부는 2터미널 개항을 앞두고 심사인력 증원을 요청해 올해 198명을 배정받았습니다.

    문제는 원래 계획한 인원의 절반 정도만 충원되면서 슬롯 확대는 여전히 어렵단 겁니다.

    <인터뷰> 서울지방항공청 관계자

    "관제 수용능력은 2017년도에 70대가 가능하다고 이미 나왔고요. 터미널2가 오픈되면서 70대로 늘릴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제동이 걸린거죠. 법무부 쪽이 가장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2터미널 완공까지 9년이라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정부의 인력배치가 제 때 이뤄지지 못하면서 5조 시설이 방치되고 있는 셈입니다.

    <인터뷰> 법무부 관계자

    "인력 증원 부분은 저희 맘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잖습니까. 저희는 항상 증원을 요청하는데 공무원 인력 후속계획에 따라 배치되다보니…"

    <스탠딩> 신선미 기자

    공항은 비행기를 타러 오는 곳이지 공간을 즐기러 오는 게 아닙니다.

    비행 횟수가 늘지 않으면 이용객이 늘지 않습니다. 이용객이 늘지 않으면 인천공항은 세계적인 공항이 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이 단순한 사실을 기억해야 할 때입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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