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불법주차 캠리, '휠락' 풀고 아파트 떠났다…차주는 '공식사과' [전문]

입력 2018-08-3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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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이 떠들썩했던 `송도 불법주차` 논란이 차주의 공식 사과로 일단락됐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모 아파트 입주자대표단은 30일 아파트단지 정문에서 캠리 차주 50대 여성 A씨의 사과문을 대신 읽었다.
A씨는 사과문을 통해 "지하주차장 막음으로 인해 입주민들의 분노를 사게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인도 위에 차량 방치로 뉴스까지 나오는 등 입주민들의 통행불편에 대해서도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파트 정문에 나와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오나 죄송스럽게도 얼굴을 들 자신이 없어 아파트 입주자대표단을 대면해 사과를 드린다"며 "차량은 (중고차량으로) 매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중고차 딜러에게 넘겨졌으나 `휠락`(차량용 자물쇠)이 걸려 옮기지 못했던 문제의 캠리 차량은 방치 나흘 만에 업자를 통해 아파트를 떠났다.
A씨는 "개인적인 사유로 이곳을 떠날 계획"이라며 "좋은 인연이면 좋았을 것을 저의 불찰로 인해 입주민께 분노만 안겨드리고 떠나게 됐다"도 덧붙였다.
한편 `송도 불법주차` 사건은 A씨가 자신의 캠리 승용차에 `입주민 차량 스티커`를 부착하지 않아 `딱지`가 붙자, 이에 분노해 자신의 차량으로 지하주차장 출입구를 막아버리면서 시작됐다.
진출입로가 막혀 6시간가량 불편을 겪은 주민 20여 명은 A씨의 승용차 바퀴에 기름을 칠한 뒤 손으로 밀어 인근 인도로 옮겼다.
하지만 A씨는 "관리사무소가 주차위반 스티커를 다 떼고 사과하지 않으면 승용차를 옮기지 않겠다"며 관리사무소 측에 전화해 으름장을 놓으며 주변의 공분을 샀다.
주민들은 A씨가 사과하지 않는 데 불만을 토로한 글을 쪽지에 적어 캠리 승용차에 부착했고, 이 장면이 온라인에 퍼진 뒤 기사화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하 송도 불법주차 캠리 차주 A씨 사과문 전문.
입주민 여러분께
저는 이번 캠리 주차장 막음 사건의 207동 당사자 입니다.
먼저 불법주차 스티커 부착 관련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저는 해당 아파트에 2017년 12월 해당 차량을 정상적으로 등록하고 아무일 없이 지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8월 25일 조수석에 불법주차 스티커가 부착된 것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경비실과 동 대표 측에 탈착해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저의 요구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제 분을 참지 못하고 지하 주차장 출입구에 그대로 차량을 내버려 두고 아파트를 떠났습니다.
그러나 오늘밤 아파트 입주자 분과 대화를 하면서 제가 오해하고 있던 상황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정이 어떻게 되었던 홀로그램 스티커 미부착으로 인해 불법주차 스티커를 부착 당할 만한 충분한 사유가 된다는 것에 대해 인지하였고 인정합니다. 공동생활을 함에 있어서 지켜야 하는 규칙을 위반했다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잘못입니다.
또한 이로 인해 입주민 여러분과 관리자 분들께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말았습니다. 차량을 그대로 방치한 것은 조금 전 까지도 제가 홀로그램 스티커 부착 규칙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제가 잘못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하주차장 막음으로 인해 입주민들의 분노를 사게 한 것과 이 행동을 기망히 여긴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또한 인도 위의 차량 방치로 뉴스까지 나오는 등… 입주민들의 통행 불편에 대해서도 사과 드립니다. 며칠 동안 벌어진 상황으로 인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법적 대응 문제로도 심적인 부담을 느꼈습니다.
앞서도 말씀 드렸듯 첫째 불법주차 스티커 미부착으로 적반하장의 자세로 임한 것, 둘째 지하주차장 입구를 막아 불편을 초래한 점, 셋째 인도 위에 지금까지 차량을 방치해둔 점에 대해 저의 잘못을 인정하고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
마땅히 아파트 정문 입구에 나와 사과 드리는 것이 마땅하오나 정말 죄송스럽게도 얼굴을 들 자신이 없어 아파트 입주자 회장 및 몇몇 분들과 대면하여 사과를 드리고 서면으로 사과문을 남깁니다.
본의 아니게 이번 사건 발생 때문이 아니라 개인적인 사유로 이곳을 떠날 계획입니다. 차량은 매매업자를 통해 매각할 예정이오니 매매업자를 통해 차량을 이동시키는 데 협조해 주시길 바랍니다.
좋은 인연이면 좋았을 것을 저의 불찰로 인해 입주민께 분노만 안겨드리고 떠나게 되었네요.
부디 저의 사과문을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18년 8월 30일 캠리 차주 올림
송도 불법주차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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