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2016년 대선 때 트럼프에 대출 거부"

입력 2019-02-0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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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주자로 수천만 달러의 선거 비용을 쓰고 있던 2016년 당시 자신의 골프장 보수를 위해 유럽 최대 투자은행인 도이체방크에 대출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후보 시절이던 2016년 초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골프장 보수를 위해 도이체방크에 대출을 신청했으나 거부됐다고 당시 은행 내부 사정을 아는 익명의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내에서는 트럼프 당시 후보에 대한 대출 승인 여부를 놓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고, 결국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의 경영진이 고심 끝에 최종적으로 거부 결정을 내렸다.

당시 은행 내부 위원회의 대출 거부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으며, 이 은행의 현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티안 제빙도 위원회 소속이었다.

대출이 거부된 데에는 트럼프 후보가 선거 공약이나 유세 현장에서의 `문제성` 발언들로 `막말 제조기`로 불리던 상황에서 도이체방크와의 거래 관계가 알려질 경우 은행의 이미지 손상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 트럼프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 뒤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도이체방크는 대출금 회수를 포기하거나 아니면 미국 대통령의 자산을 압류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도이체방크의 이런 우려는 앞서 수년간 `사업가 트럼프`와 거래한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1990년대 초 트럼프 대통령의 호텔·카지노 사업은 4차례나 파산했는데 이 과정에서 씨티그룹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은행들은 막대한 손실을 봤다.

미 금융권에서 신용을 잃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미 금융시장에 발판을 마련하려던 도이체방크에게 손을 내밀어 1998년 맨해튼의 고층건물 보수 비용 1억2천500만 달러(약 1천400억원)를 이 은행에서 대출받으면서 본격적인 거래 관계가 시작됐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시카고의 빌딩 보수를 위해 도이체방크로부터 받은 대출금 상환을 돌연 중단했고 도이체방크가 금융위기에 일조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를 계기로 잠시 중단됐던 거래 관계는 2010년 재개돼 트럼프 대통령이 2012년 마이애미의 도랄리조트를 매입하는 데 도이체방크가 1억 달러(약 1천119억원)를 대출해줬다.

이어 2014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인수가격 6천300만 달러(약 705억원)로 알려졌던 턴베리 리조트를 매입할 때에도 이 은행과 거래했다.

그렇게 도이체방크는 17년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모두 25억 달러(약 2조8천억원) 이상을 대출해줬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Trump Organization) 홍보 담당자 어맨다 밀러는 "그런 얘기는 완전한 거짓말"이라며 "`트럼프 턴베리`를 인수하거나 보수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융통할 필요가 결코 없었다"고 부인했다.

도이체방크 측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신문은 이런 주장이 최근 도이체방크 대출 등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과 사업거래부터 전·현직 각료의 활동에 이르는 대대적인 조사를 추진 중인 민주당의 관심을 끌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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