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북극곰 수십마리, 주택가 출몰로 러시아 비상사태

입력 2019-02-1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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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외딴 도서 지역 주택가에 굶주린 북극곰 수십 마리가 출몰하면서 지역 당국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9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먹을 것을 구하는 데 점차 어려움을 겪는 북극곰들은 북극해 인근 노바야 제믈랴 제도의 주민을 공격하거나 심지어 주거지나 공공건물 안까지 들어오고 있다.

수천 명이 거주하는 노바야 제믈랴의 주요 거주지 부근에 모두 52마리의 북극곰이 출몰했고, 이 중 6~10마리는 아예 이 지역에 눌러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행정 책임자인 비간샤 무신은 "1983년부터 이곳에 살면서 이렇게 대규모로 북극곰이 출몰한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일부 곰들은 인근 군기지 구역에 있다고 말했다.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이 북극곰들은 기후변화 때문에 북극 얼음이 녹아내리자 먹을 것을 찾아 남쪽으로 내려오게 되면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게 된 것이다.

지역 관계자들은 공포에 질린 주민들이 집 밖을 나가는 것 등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겪고 있다면서 부모들은 아이를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내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유치원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하고, 출퇴근하는 군인을 위해 특별차량을 제공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북극곰이 순찰하는 경찰이나 각종 경고 신호마저 두려워하지 않아 당국은 최후에는 개체 수를 줄이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에서 이들 곰을 사냥하는 것은 불법이다.

앞서 2016년 노바야 제믈랴 동부의 아르한겔스크 지역의 기상관측소에서는 러시아 과학자 5명이 수 주 동안 북극곰들에 포위되는 일도 벌어진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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