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을 둘러싸고 안보논란이 불거진 통신업체 미국 T모바일의 존 레저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확언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레저 CEO는 1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통신기술소위 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서면 증언에서 "확실히 해두겠다. 우리 망 어디에서도 화웨이나 ZTE(중싱통신) 네트워크 장비를 쓰지 않는다. 우리 5G 망에도 절대로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런 증언은 미국 통신시장 3, 4위 업체인 미국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을 둘러싼 안보 논란 끝에 나온 것이다.
도이체텔레콤을 모회사로 둔 T모바일은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여러 국가에서 사업을 하는 다국적 통신업체다.
그중 미국 T모바일은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스프린트와 지난해 265억달러(약 29조7천억원) 규모의 합병 협상을 타결해 미국 `빅3` 통신업체로서 발판을 다지려 하고 있다.
이후 도이체텔레콤이 화웨이 제품을 공급받는다는 문제가 제기됐고 소프트뱅크도 화웨이와 연관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을 중심으로 각국 정부는 화웨이가 통신장비에 `백도어`(backdoor)를 만들어 기밀정보를 중국 정부에 빼돌릴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으며 화웨이는 민간 기업으로서 사업을 망치는 일을 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소규모 통신사들을 대변하는 미국 지방무선통신협회(RWA)는 이번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증언에서 "일본의 영향을 받는 기업과 독일의 영향을 받는 기업이 모두 화웨이와 중대한 5G 연관성이 있는데도 합병을 승인하는 것은 미국 국가안보 우려에 역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레저 CEO는 증언에서 T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에 반대하는 세력이 이번 합병으로 화웨이와 ZTE를 미국 망에 들이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면서 "이것은 거짓이며 그들도 그걸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T모바일은 지난해 12월 기업 투자·M&A의 국가안보 영향을 점검하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서는 합병안이 승인됐다고 말했다.
의회는 기업 M&A 승인 최종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권한을 가진 연방통신위원회(FCC)와 법무부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반면에 필리핀 통신기업 글로브 텔레콤은 화웨이 견제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SCMP에 따르면 글로브 텔레콤은 화웨이 장비에 대한 안보 우려에 대해 "다소 과장된 것"이라며 당초 계획대로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개발에 있어 화웨이와 제휴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니스트 로런스 글로브 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장비를 제공하지만, 네트워크를 운용하는 것은 우리 회사"라며 "우리는 잘 보호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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