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 청부살해를 시도하다 발각돼 구속 기소된 전 중학교 임시교사 임모(32)씨가 매우 적극적으로 범행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기고 있다.
14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는 임씨가 친어머니 청부 살인을 계획하면서 심부름센터 업자 정모(61)씨에게 보낸 메일의 일부가 공개됐다.
임씨는 정씨에게 6천500만원을 송금한 뒤 "(2018년) 12월9일 전까지는 어떻게든 `작업`을 마무리해주기 바랍니다.", "오늘·내일 중으로 `작업` 마무리해주시면 1억원을 드리겠습니다." 등의 이메일을 보냈다. 임씨가 말하는 `작업`이란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해달라는 요청을 뜻한다.
임씨는 이와 함께 심부름센터 업자에게 어머니의 자택 주소 및 현관문 비밀번호, 사진 등의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늘·내일 중으로 작업을 마무리해 달라, 저의 제안을 꼭 부탁드린다, 곧 (전세계약) 잔금을 치러야 해 조급하다, 3일장도 해야 한다"는 등의 말로 심부름센터 업자를 재촉했다.
임씨는 재판 과정에서 단순 호기심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오히려 "임씨의 메일 등을 살펴보면 청부살인 의뢰 의사가 진지하고 확고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임씨는 수사·재판 과정에서 "어머니의 억압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는 것이 유일한 범행 이유이며, 내연남과의 관계는 이번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줄곧 주장해왔으나 재판부는 이런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임씨가 전 국가대표 빙상 선수인 김동성 씨와 내연관계였다는 점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재판부는 "살인 청부를 의뢰할 무렵에 피고인은 내연남과 동거하면서 외제차와 시계를 선물하는 등 막대한 돈을 쓰고 있었다"며 "범행을 의뢰하던 시기는 16억원 규모의 전세계약 잔금 지급 기일이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범행에는 재산을 상속받으려는 금전적인 의도도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상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또한 재판부는 임씨가 처음 심부름센터 업자에게 "자살로 보이는 청부살인을 의뢰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라는 메일을 보낸 장소가 `내연남`의 오피스텔이라고 판시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정진원 판사는 이런 모든 정황을 고려해 임씨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한편 임씨에게 청부살해를 의뢰받고 돈만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기소된 심부름센터 업자 정씨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김동성 여교사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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