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2차 회담', 트럼프엔 재선 동력될 결과물 필요

입력 2019-02-26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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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25일(현지시간) 출국했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이어 8개월여 만에 열리는 두 정상의 `2차 담판`은 북한 비핵화를 비롯한 한반도의 향후 정세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명운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34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하노이를 향해 출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출국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미 대화를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전날 밤 하노이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아침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김정은과의 아주 중요한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으로 간다"며 "완전한 비핵화로 북한은 급속히 경제 강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그저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것이다. 김 위원장이 현명한(wise)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과감한 비핵화 결단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주지사들과의 조찬행사에서도 "(김 위원장과) 아주 엄청난 회담을 갖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비핵화를 원하고 그는 경제의 속도에 있어서 많은 기록을 세우는 나라를 갖게 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또 "우리는 어떤 것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데, 솔직히 김 위원장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것들"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그런 얘기도) 소리 내어 한다"고 두 정상 간 친밀감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현지시간으로 26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오후 10시 30분)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한다고 베트남 외교부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일정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베트남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27일 오전 11시 주석궁에서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 정오에는 정부 건물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각각 회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7일 오후 싱가포르 회담 이후 8개월여 만에 재회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하노이 모처에서 만찬을 함께할 계획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두 정상은 이어 이튿날인 28일 공식 정상회담을 열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2차 담판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영변 핵시설 폐기를 비롯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상호 연락사무소 개설, 종전선언(평화선언) 등 미국의 상응 조치를 놓고 벌어질 협상 결과는 한반도 평화와 미래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차 북미정상회담은 미 국내 정치 측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미 언론이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도박`이라고 표현할 만큼 난제인 북핵 문제의 해결 여하에 따라 그의 정치적 명운이 갈릴 수 있다.

만약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약속을 의심하는 야권과 주류 언론의 회의론을 뒤집는 데 성공한다면, 역대 정권에서 이루지 못한 `외교적 레거시`(업적)를 앞세운 그는 2020년 재집권을 향해 탄탄대로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패배와 연말·연초 역대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러시아 스캔들` 연루 측근들의 재판 등으로 차갑게 식은 국정 운영 동력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2차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이 변한 게 없다"는 회의론이 워싱턴 정가를 지배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는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북핵 문제의 `유일한 해결사`를 자임하며 북한 최고지도자와 전례 없는 직접 담판에 나섰던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역풍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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