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의혹' 김기덕 감독 작품, 日영화제 상영 논란…국내외서 파문

입력 2019-02-2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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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덕 감독의 신작이 일본의 한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것을 놓고 일본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다음 달 7일 개막하는 유바리(夕張)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개막작으로 김기덕 감독의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초청된 것을 놓고 일본 내에서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산케이는 김 감독의 영화가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일본 국내외에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인터넷상에서는 "작품에는 죄가 없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일본은 성범죄에 대해 느슨하다", "역시 보고 싶지 않다"는 등의 비판이 나온다.
김 감독은 여배우들로부터 성범죄 가해자로 잇따라 지목돼 공식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한국 법원은 최근 김 감독이 자신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배우와 이들의 인터뷰를 방송한 방송사의 제작진을 무고 혐의로 고소한 것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김 감독의 신작은 다양한 인물이 퇴역한 군함을 타고 여행하던 중 미지에서 여러 비극적 사건을 일으킨다는 내용으로, 장근석, 안성기, 이성재, 류승범, 성기윤, 후지이 미나, 오다기리 조 등이 출연한다.
이런 `문제작`의 영화제 개막작 초청에 대해 영화제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화제 프로그래밍 디렉터인 시오타 도키토시 씨는 산케이 등 일본 언론들에 "사건과 작품은 별개의 것이다", "이런 영화를 상영하는 것에 영화제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감독 작품의 상영이 최근 일본에서 물의를 일으킨 배우와 이들의 작품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분위기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인기스타였던 고이데 게이스케는 2017년 미성년자와의 음주·성행위가 문제돼 출연 예정이던 NHK 드라마의 방송이 취소됐으며, 최근에는 한국계 배우인 아라이 히로후미가 성폭행 혐의로 체포되면서 출연작의 개봉과 DVD 출시 등이 무더기로 연기됐다.
고스기 슈운스케 변호사는 산케이에 "제작 현장이라는 특수한 현장에서 일어난 문제에 대해서는 우선은 피해자에게 귀를 기울여봐야 한다"며 "이런 타이밍에 상영을 하는 것은 신중함이 결여됐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유바리 영화제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판타스틱 영화제로, 홋카이도의 탄광촌이던 유바리시가 지역 개발을 위해 1990년부터 열어왔다.
한국의 부천 국제판타스틱 영화제나 부산 국제영화제가 만들어질 때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유바리시의 재정이 어려워지며 영화제의 규모가 계속 축소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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