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오피스텔 공사장 주변 지반 내려앉아…"피해 발생 40여곳" 왜?

입력 2019-03-06 20:18  


"담 내려앉은 것 한 번 보세요.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살겠습니까."
6일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동에서 만난 주민 한희선(68)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숙박시설 담을 가리키며 하소연했다.
담과 바닥 사이에는 10㎝ 이상 틈이 벌어졌고 블록이 삐져나와 있었다.
한씨 건물과 이어진 옆집 담은 아예 무너져 건물로 기울어 위태로워 보였다.
장독대 일부는 내려앉아 있었고 주차장 역시 울퉁불퉁했다.
이 건물이 이렇게 된 것은 지난해 상반기부터다.
건물 인근에 대규모 오피스텔 공사가 시작된 뒤 지하 터파기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곳곳에 지반 침하가 발생했다.
한씨 건물뿐만 아니라 오피스텔 공사장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식당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수도관이 틀어져 집에 물이 샜고 지하에 물이 찼으며 배수관은 눈에 크게 휘었다.
심지어 집 자체가 기울었을 뿐만 아니라 금이 가 있던 담이 갑자기 무너졌다.
공사장 바로 옆 또 다른 한 상가는 건물이 기울어서 긴급하게 보강공사를 벌여야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바닥과 건물 사이에 틈이 벌어져 있었다.
오피스텔 공사장 인근 주민은 이렇게 피해가 발생한 곳이 40여곳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주민은 오피스텔 시공사가 지나치게 깊게 땅을 파는 바람에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고 입을 모았다.
포항 죽도동 일대는 땅을 조금만 파도 뻘밭이 나올 정도로 지반이 약한 곳으로 알려졌다.
형산강 하구 삼각주 형태 섬이 매립돼 현재 죽도동을 비롯한 포항 구도심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시행사와 시공사는 지상 22층 521가구의 주차장을 확보하기 위해 30m가 넘는 지하 6층까지 터를 파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20m가 넘는 지하 5층 터파기 공사를 하던 중 지하수가 대량으로 나온 뒤 주변 지반이 침하하거나 구조물이 변형하는 일이 발생했다.
포항시는 지하 흙막이 구조체에 변형이 발생했다는 현장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공사를 중지하도록 명령했다.
대한토목학회는 최근 이곳을 조사해 지반 변형이 발생했고 기존 흙막이가 계획보다 하중을 더 많이 받아 주변에 영향이 있어 보강이 필요하다는 진단 결과를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공사업체는 안전에 이상이 없도록 보강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그동안 주민 요구에 따라 5억원을 들여 보상하거나 복구했고 이와 관련한 증빙자료도 다 있다"며 "그동안 피해 보상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으며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은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토목학회에 의뢰한 결과 토목학회가 안전에 이상이 없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그 방안대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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