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몰고 청와대 돌진한 육군소령, 불행한 가정사 이후

입력 2019-04-04 18:20   수정 2019-04-05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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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를 몰고 청와대로 돌진했던 육군사관학교 출신 헌병장교가 검거됐다.
육군 소령인 그는 군(軍)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던 중 도주했다가 헌병대에 다시 체포되기도 했다.
4일 서울 종로경찰서와 군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30분께 육군 모사단 소속 김모(45) 소령은 BMW 승용차를 몰고 청와대에 무단으로 들어가려다 동문초소 앞에서 차량 침입을 저지하는 차단장치를 들이받고 멈춰섰다.
김 소령은 경찰의 검문에 불응하고 진입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소령을 추격하던 순찰차도 차단장치에 부딪혀 운전자 1명이 가벼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101경비단은 현장에서 달아나던 김 소령을 붙잡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종로경찰서로 인계했다. 경찰은 김 소령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를 마친 뒤 이날 오전 4시 30분께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대에 김 소령을 넘겼다.
김 소령은 승용차를 몰고 청와대로 돌진하기에 앞서 같은 날 두 차례 청와대 진입을 시도했다.
그는 오후 5시 10분께 "분실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진정서를 내려 왔다"며 청와대로 차를 몰고 들어가려다 제지당했고, 이어 오후 8시 5분께 청와대로 들어가려다 검문에 걸리자 "(청와대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겠다"며 횡설수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 소령은 전역 예정자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군 관계자로부터 전해 들었다"며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힘들어 정확한 동기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범행 당시 김 소령은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김 소령은 중령 진급이 안 돼 소령 계급 정년(45세)의 적용을 받아 올해 6월 전역을 앞두고 있었다"며 "소속 부대에서 맡은 보직이 없는 상태였고, 전직(轉職)교육 기간이었다"고 밝혔다.
김 소령은 불행한 가정사를 겪은 이후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고, 정신과 진료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소령은 이날 수방사 헌병대의 조사를 받던 중 도주했다가 3시간 만에 체포됐다.
육군은 "김 소령은 오늘 오후 1시 24분께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단에서 조사를 받던 중 도주했다가 4시 28분께 논현역의 화장실에서 헌병대에 검거됐다"고 밝혔다.
김 소령은 사복 차림으로 헌병대의 조사를 받던 중 담배를 피우고 오겠다고 나갔다가 한 간부의 차량을 얻어타고 위병소를 통과해 부대 밖으로 도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수방사 헌병대가 영관급 헌병장교인 김 소령에 대한 신병 관리를 허술하게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방부는 김 소령이 수사 중 도주했다가 재검거된 사건과 관련 직할부대인 국방부 조사본부에 도주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도록 긴급 지시했다.
국방부는 "조사본부가 김 소령의 도주 경위와 사고자 관리실태 등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사건 경위를 명백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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