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협력 모범생의 추락…이기주의가 부른 르노삼성 위기

입력 2019-04-1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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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한 때 3년 연속 무분규 임금단체협상 타결로 모범적인 사례로 꼽혔던 르노삼성자동차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격화되는 노사갈등으로 이제는 생존 자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까지 전개되고 있는데요.

    배성재 기자가 그 이유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현재 르노삼성자동차 노사의 가장 큰 협상 쟁점은 이른바 '인사경영권'에 관한 합의입니다.

    노동조합은 작업의 전환 배치가 필요하면 노조와 먼저 합의할 것과 생산의 외주화도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르노삼성차는 작업 전환을 노조와 합의하는 사례를 세계적으로 찾기 힘들고, 생산의 유연성도 떨어진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르노삼성 관계자

    "예를 들면 현대차 펠리세이드 증산도 스타렉스를 줄이고 펠리세이드를 늘리자 하는 것도 3개월 정도 지나서 겨우 합의를 해줬잖아요. 타이밍 다 놓치고. 저희가 너무나 그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합의하기가 힘들고."

    임단협을 위한 25번에 걸친 만남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는 지난달 25일 이후 16일만에 다시 부분파업을 벌였고 내일도 주야 4시간 부분파업을 예고했습니다.

    당초 르노삼성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하며 자동차 업계 노사관계 모범생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강성으로 분류되는 새로운 노조집행부가 출범하면서 50회가 넘는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고,

    이젠 국내 최대 산별 노조인 금속노조에 가입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회사도 이번 파국위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2017년 새로 부임한 도미니크 시뇨라 사장이 노조와의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문제가 지적됩니다.

    노조가 2017년 임금 협상을 유예하는 등 양보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임단협에 소극적이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르노삼성 관계자

    "서울에 계시다가 부산 공장에 방문해도, 노동조합에 한 번도 연락이 없으셨고요. 노동조합을 한 파트너로 생각한다면 노동조합과 만나야하는데…."

    이에 더해 르노 그룹 차원에서 닛산 로그를 이을 후속 물량을 다른 글로벌 공장에 배정할 수 있음을 경고했던 것 또한 사측의 서투른 접근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인터뷰>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배짱식으로 닛산의 물량을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라는 것은 본인들이 직접 오너 입에서 나올 얘기는 아니거든요. 왜냐면 협박으로 들릴 수도 있고, 그런 경우 노조는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이처럼 노사 모두 현실과 판이한 대응에 나서면서 임단협이 길어진 점이 위기를 불렀다는 분석입니다.

    이젠 위탁 생산 중인 닛산 로그의 뒤를 이을 XM3의 생산도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생산공장의 폐쇄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는 사이 지난 3월 내수와 수출을 모두 합친 르노삼성의 판매 성적표는 13,000여대로 전년동기에 비해 반토막 났습니다.

    한국경제TV 배성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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