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량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LG화학·한화케미칼 미세먼지 배출조작

입력 2019-04-1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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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과 한화케미칼을 포함한 전남 여수 산업단지 사업장들이 대기오염 물질 측정대행업체와 미세먼지 원인물질 수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측정대행업체 직원과 배출업체 직원이 태연하게 배출량을 조작하는 내용의 메시지 기록까지 공개됐습니다.

공개된 자료에서는 측정대행업체 직원이 "메일로 보내주신 날짜와 농도로 만들어 보내드리면 되나요?"라고 묻고, 이에 배출업체 직원이 "탄화수소 성적서 발행은 50언더로 다 맞춰주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온 나라가 미세먼지 공포에 떨고 있을 때에도 국민들을 속이기 위해 결탁한 겁니다.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와 황산화물 등의 배출량을 조작한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측정을 의뢰한 사업장 235곳을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광주와 전남 지역의 대기오염 물질 측정대행업체들을 조사한 결과 여수 산업단지 지역 4곳의 조작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지구환경공사와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 등 측정대행업체 4곳은 측정을 의뢰한 235곳에 대해 2015년부터 4년간 대기오염 물질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도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과 공모한 배출사업장은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 여수 1·2·3공장 등을 포함한 235곳입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6곳의 배출업체를 기소 의견으로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15일 송치했습니다.
나머지 배출업체에 대해서는 보강 수사를 진행 중으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추가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입니다.
조사 결과 8,843건은 실제 측정을 하지도 않았고, 4,253건은 실제 측정값을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 기준치를 173배 이상 초과했는데도 이상이 없다고 조작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G화학은 환경부 발표 직후 신학철 대표이사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신 대표는 "해당 사안을 인지한 즉시 모든 저감 조치를 취해 현재는 법적 기준치 및 지역사회와 약속한 배출량을 지키고 있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역주민과 관계자의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기관의 위해성·건강 영향 평가를 지역사회와 함께 투명하게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화케미칼은 "적시된 공모 부분과 관련해 피의자로 지목된 담당자에 대한 자체 조사는 물론 조사 기관에 2회에 조사를 받았지만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또한 현재까지 공모에 대한 어떠한 증거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 향후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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