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의 반란'…돈 뿌리는 카드사

이준호 부장

입력 2019-04-2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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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어려움을 호소하던 카드사들이 '제 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돈을 쏟아 붓고 있는 건데요.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요?

    먼저 이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우리카드가 핀테크업체인 토스와 진행한 이벤트입니다.

    특정 카드를 발급받아 10만 원 이상을 결제하면 공기청정기를 나눠 준다는 내용입니다.

    어차피 쓸 돈, 카드 하나 새로 만들면 된다는 입소문이 번지면서 무려 20만 명이 관련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KB국민카드도 비슷한 내용으로 마케팅을 진행했는데, 물품이 아닌 상품권 5만 원 권을 지급했습니다.

    사실상 현금을 주는 셈으로 과거 카드사들의 과당 경쟁으로 물의를 빚었던 '현금 뿌리기'가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인터뷰> 최종구 금융위원장

    "카드사간 외형확대 경쟁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고비용 구조를 해소해야 합니다. 카드업계 자체적으로도 이러한 영업관행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개선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이 출혈 마케팅을 벌이는 것은 시장 점유율 확대 경쟁이 과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상적으로 카드업계에서 점유율 10%는 '통곡의 벽'으로 불릴 정도로 달성하기 힘들다는 게 정설입니다.

    현재 7개 전업 카드사 가운데 우리카드와 하나카드가 각각 8.5%, 8.2%의 점유율로 '10% 벽'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 카드사는 지난 5년간 서로 꼴찌 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했는데, 최근 들어 '꼴찌의 반란'을 예고하고 나섰습니다.

    하나카드를 보유한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 인수에 성공할 경우 두 회사를 합친 점유율이 19.4%에 달하게 됩니다.

    결국 꼴찌 자리를 다투던 하나카드가 업계 2위로 부상하면 우리카드는 완전한 꼴등에 처할 수밖에 없어 마케팅에 사활을 거는 겁니다.

    수년간 차지하던 3위 자리에 밀려난 현대카드나 2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삼성카드 역시 실탄 쏟아 붓기 대열에 뛰어들 전망입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어렵다던 카드업계에 '제 살 깎아먹기식' 과열 경쟁이 번질 조짐이어서 적지 않는 논란이 예상됩니다.

    한국경제TV 이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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