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기능 저하부터 치매까지'…혈액검사로 추적 가능해진다

입력 2019-04-2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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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전 단계로 인지기능이 보통 이상으로 떨어지는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를 거쳐 알츠하이머(노인성) 치매에 이르는 과정을 혈액검사로 추적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스카네(Skane) 대학병원 신경과 전문의 니클라스 마트손 박사 연구팀은 뇌 신경세포에서 나오는 미세신경섬유 경쇄(NFL: neurofilament light chain) 단백질의 혈중 수치가 인지기능이 저하되면서부터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점점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7일 보도했다.
신경세포 내부 골격의 일부를 구성하는 NFL 단백질은 신경세포가 손상되거나 죽으면 신경세포 밖으로 누출돼 뇌척수액에 섞여 혈액 속으로 유입된다.
따라서 혈액검사를 통해 NFL 수치를 측정하면 치매를 증상이 나타나기 오래전에 손쉽게 예측하거나 또는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마트손 박사는 밝혔다.
이와 함께 새로운 치매 치료제가 개발됐을 때 이를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전이나 후에 투여해 보면 약효를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현재 치매를 진단하는 방법은 치매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신경세포의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요추천자라는 침습적 방법으로 채취한 뇌척수액 검사로, 또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이라는 특수 뇌 촬영을 통해 확인하는 것인데 시간도 비용도 많이 든다.
마트손 박사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최장 11년에 걸쳐 1천583명(평균연령 73세, 여성 45%)을 대상으로 북미에서 진행된 `알츠하이머병 신경 영상 계획`(Alzheimer`s Disease Neuroimaging Initiative) 자료를 세밀히 분석했다.
참가자는 327명이 알츠하이머 치매, 855명은 경도인지장애를 지닌 사람, 401명은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의 주기적인 혈액검사에서 얻어진 NFL 수치를 이들의 임상적 진단, 뇌척수액 검사에 의한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단백질 엉킴(tau tangle) 수치, PET 및 MRI 결과, 인지기능 테스트 등 다른 자료들과 비교 분석했다.
전체적인 분석 결과는 NFL 혈중 수치가 다른 각종 자료에서 나타난 뇌 손상의 정도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도인지장애와 치매 그룹은 인지기능이 정상인 그룹에 비해 NFL 혈중 수치가 단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치매 그룹은 NFL 혈중 수치가 45.9ng/L, 경도인지장애 그룹은 37.9ng/L, 인지기능이 정상인 그룹은 32.1ng/L이었다.
이는 NFL 수치가 경도인지장애를 거쳐 치매에 이르는 과정에서 단계적으로 상승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앞서 30~50대에 발생하는 조발성 치매 변이유전자를 가진 247명과 변이유전자가 없는 이들의 가족 162명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혈액검사와 인지기능 테스트에서 이미 밝혀진 바 있는데 이번엔 유전성 치매가 아닌 일반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확인된 것이다.
조발성 치매 환자 연구에서는 변이유전자를 물려받은 사람은 기본적으로 NFL 수치가 높고 시간이 가면서 수치는 점점 더 높아지는 반면 변이유전자를 물려받지 않은 사람은 NFL 수치가 낮고 낮은 수치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든 결과는 NFL이 치매를 예측하고 진단할 수 있는 생물표지(biomark)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생물표지로서의 정확도 즉 민감성(sensitivity)이 어느 수준인지 그리고 장기간에 걸쳐 NFL 수치에 나타나는 변화가 어느 정도인지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마트손 박사는 강조했다.
그러나 NFL 혈액검사는 의외로 빨리 임상에 사용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실제로 스웨덴의 살그렌스카(Sahlgrenska) 대학병원은 NFL 검사를 머지않은 장래에 임상에 사용한다는 목표 아래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신경학(JAMA Neur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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