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기술-환율 이어 이제는 ‘보조금’ 전쟁]
미중 무역전쟁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중국의 중앙과 지방 정부가 국영기업에 무려 1538억 위안의 보조금을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돈으로 약 26조 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인데요, 상장된 업체만을 대상으로 조사했기 때문에 민간기업 전체까지 고려한다면 지원 액수는 73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의 보조금 탓에 다른 나라 기업이 중국 기업과 공정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한 바 있습니다. 앞서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방문 당시 보조금 문제를 언급했다고 전해드렸죠. 정부의 보조금 문제가 미중 무역전쟁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가장 큰 수혜자는 중국 최대 석유화학 기업인 시노펙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 사진에도 나와있는 기업이죠? 시노펙은 보조금 75억 위안을 받았고요, 30년 만에 처음으로 자동차 판매가 줄어들면서 위기감을 피력한 자동차 기업들에도 상당 규모의 보조금이 지급됐다는 분석입니다. 쉬빈 중국 유럽국제경영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보조금 지급은 불리한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기업이 겪은 손실을 상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의 입장은 미국 쪽에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변명에 불과한데요,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의 보조금 지급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미중 무역협상을 진행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미국을 위협하는 중국의 태도는 상당히 견고해 보입니다. 희토류 카드도 계속 꺼내 들고 있는데요, 중국 경제 정책을 총지휘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중국산 희토류의 무기화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발개위 책임자는 중국 CC-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만일 누군가 우리가 수출하는 희토류로 만든 제품을 이용해 중국의 발전을 저지하고 압박하려 한다면, 장시성 남부 옛 중앙 소비에트 인민과 중국 인민 모두 불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역 전쟁의 보복 카드로 쓸 수 있다는 위협은 지난 20일 시진핑 주석이 장시성 희토류 공장을 시찰한 의미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발개위 책임자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발표됐는데요, 지금 보고 계신 영상이 바로 시진핑 주석이 희토류 공장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당시 큰 화제가 됐었죠? CNBC는 희토류를 무기화 할 수 있다는 중국 고위 정부 관료의 답변이 분명한 위협이지만, 실질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첨단 기술제품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원료인 만큼 희토류 관련 논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인데요, 중국의 보복 조치로서 과연 희토류 카드가 타당성과 승부성이 있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스티브 배넌 “트럼프, 중국 압박 계속해야”]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 경영자가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다이먼 CEO는 뉴욕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무역갈등이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기업들의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투자 의지를 꺾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미국 경제의 성장세에 대해서는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앞으로 몇 년간은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렇게 미국 최대 은행 CEO가 무역 문제를 “Real issue” 진짜 심각한 문제로 지적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걱정도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내 인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독 한 사람만은 현재의 미중 무역전쟁 상황을 즐기고 있습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현지시간 28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경제 전쟁을 벌이는 것을 비난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향한 관세 압박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였던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은 갈 때까지 가야 한다. 그것은 무역전쟁이 아니라 중국이 서방세계에 대항해 벌여온 경제 전쟁”이라고 강조하며 중국의 자본시장 접근을 차단하고 기술 접근을 차단한다면 중국은 곧 항복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중국에 대한 초강경 입장을 견지해 온 배넌다운 발언인데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타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밝힌 만큼 양측의 의견은 계속 팽팽하게 갈릴 전망입니다. 최근 극우 성향의 정치 인사, 스티브 배넌의 목소리가 자주 들려오고 있는데요, 계속 월가브리핑 통해서 체크해보시길 바랍니다.
한국경제TV 전세원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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