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넘긴 법정시한...느슨한 운영방식 '눈총'

<앵커>

최저임금위원회가 2020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하는 법정시한을 넘겼습니다.

중립적인 위치에서 노사간 이견을 조율해야 하지만 한편에 치우칠 수 밖에 없는 태생적 구조가 가진 한계라는 지적입니다.

박준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의 법정 시한을 또 넘겼습니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3월29일 최저임금위원회에 2020년 적용 최저임금에 대한 심의를 요청했고 이에 따라 위원회는 법으로 정한 90일 이내에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위원회는 스스로도 법정 시한의 준수는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밝혔지만 이 약속을 져버린 것입니다.

[인터뷰]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중)

"무한정 지연시키거나 무성의하게 다루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 하나가 법과 절차를 잘 준수하는 게 우리 위원들이 해야 하는 최소한의 국민에 대한 예의다"

위원회는 유감을 표시했지만 무리하게 결론을 도출하기 보다 노사간의 충분한 협의와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위원회 구성의 특성상 한쪽에 치우칠 수 밖에 없는 구조에서 노사 모두가 만족하는 결론을 만들어 내기는 불가능한 일.

위원회 구성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공익위원들은 정부의 입장을 대변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고용노동부 장관의 요청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정부에 반하는 의사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전화 인터뷰]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사용자의 의견을 공익위원들의 들어주지 못하고 공익위원들의 들어주지 못하니까 내부에서 회의를 백날해봤자 그 의견에 공통적으로 결정을 못하는 것이다"

결국 내년 최저임금도 경영계가 기대하는 동결 내지 삭감보다는 노동계의 민심에 기대는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3년 연속으로 두자릿수 인상은 피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9천원대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5%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경제TV 박준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