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의 나라' 베네수엘라에도 변화가?…미인대회 '인성 질문' 등장

입력 2019-08-0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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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정치 혼란이 베네수엘라를 뒤덮기 전까지만 해도 베네수엘라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 중 하나는 `미인의 나라`였다.
전반적인 사회 변화로 세계 각국에서 미인대회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지만, 베네수엘라의 미인대회는 빈곤 탈출과 신분 상승을 원하는 많은 서민 여성들에게 여전히 `꿈의 무대`다.
이러한 베네수엘라 미인대회에도 작은 변화가 찾아왔다.
지난 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미스 베네수엘라 선발대회에선 처음으로 참가자들의 신체 사이즈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예년 대회에선 진행자가 참가자들의 정확한 가슴, 허리, 엉덩이 치수를 공개하곤 했다.
참가자들은 이상적인 36-24-36(인치) 사이즈를 만들기 위해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거나 성형수술을 하기도 했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에서도 미인대회가 여성의 신체 특성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이 일었고 주최 측은 이상적인 여성의 외모에 대한 고정관념을 배격하겠다며 신체 사이즈 비공개를 결정한 것이다.
신체 사이즈 대신 참가자들의 `인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미스 베네수엘라 왕관을 쓴 마케팅 전공 대학생 탈리아 올비노는 자신의 장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결단력과 진취성 등을 언급했다.
다만 신체 사이즈를 직접 공개하진 않았을 뿐 수영복 심사 등은 그대로 진행됐다.
1952년부터 시작된 미스 베네수엘라 대회는 경제난을 겪는 베네수엘라에서 유일한 호황 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오랜 경제 위기는 미스 베네수엘라 대회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회 전 주최 측은 예산이 부족해 정전에 대비할 비상 전력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일부 참가자들은 고통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국민에 대한 위로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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