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굴기' 시작하는 중국...日 제치고 글로벌 Top3 [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9-09-07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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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이 아스코(ASCO)를 비롯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등 글로벌 학회와 비즈니스 무대에서 화려하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학회가 열리는 기간 중국 제약과 바이오기업의 발표는 우리나라 기업 발표의 2배를 훌쩍 넘어서고 있습니다.
불과 3년 전만해도 중국의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의 의약품 프리젠테이션은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입니다.
반도체굴기에 버금가는 중국의 `바이오굴기`에 대해 진단하고, 우리 바이오산업에는 위기인지 기회인지 심층 분석해 보고록 하겠습니다.

▲ 세계 3위 일본을 이긴 중국시장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제약, 바이오 시장 규모의 서열은 1위 미국, 2위 EU(유럽), 3위 일본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중국이 세계 3위로 떠올랐습니다.
미국 시장을 100%로 환산했을 때 지난해 중국은 28%, 일본은 18%를 기록했습니다.(단일국가 기준)
물론 유럽연합(EU)은 미국에 이어 2위라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우리나라는 찾기 힘듭니다.(FIFA 월드컵 랭킹 정도 되려나요?)
세계적인 헬스케어 시장조사기관 IMS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제약시장 규모는 북미(미국, 캐나다) 45%, EU 18%, 중국 11%, 일본 7% 순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전세계 제약시장 규모가 지난해 기준으로 약 1,300조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중국시장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 ASCO(미국 임상종양학회) 참가 중국 연구자, 일본 제치고 2위 기록
이러한 가운데 지난 1월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나 6월에 열린 아스코(ASCO, 미국임상종양학회) 등에서 중국 바람은 그 어느 때보다 거세게 일었습니다.
학회 발표의 중심권에서 좌우할 정도였습니다.
먼저 지난 6월 아스코에 참가한 전체 인원은 총 4만 5,500명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전문가(professionals, 의학박사 MD 또는 연구자 Ph.D )는 3만 2,25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특이한 점이 나타났습니다.

아스코에 참가한 나라별 인원을 보면 미국이 부동의 1위를 기록했는데,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습니다.
그동안 참가자별 국가는 미국이 1위, 일본과 독일이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했는데요.
올 처음 중국 국적의 참가자들이 일본 국적의 참가자를 넘어섰습니다. <중국도 바이오에 관심이 많은가 봅니다.>
▲ 중국 정부 주도하에 학회 발표 잇따라
이에 대해 의학계에서는 중국의 `인해전술`이라고 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정민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최근 미국 임상종양학회의 참가자를 보면, 예전에는 중국 연구자들이 5위밖의 순위를 기록했는데, 중국 연구자들이 학회 뿐 아니라 중국 정부 주도하에 다국적 임상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민규 교수는 "최근 중국 정부 주도하에 글로벌 학회에서 임상3상에 대한 연구나 논문 발표 사례가 크게 증가했다"며 "중국 제약 바이오기업에서 만든 치료제들이 글로벌 임상을 진행중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달 28일 한국바이오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2019 대한민국 바이오 투자 콘퍼런스(KBIC)`에서 저우웨이창 우시바이오로직스 수석부사장(CTO)는 "중국에서 현재 시판되는 면역항암제가 총 6개이며, 이 가운데 2개가 중국 (제약,바이오)기업이 만든 제품"이라고 밝혔습니다.
저우웨이창 부사장은 "올 상반기에만 32개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며 "(수주를)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모두 224개에 달하고, 임상3상을 수행중인 것도 15개"라고 소개했습니다.
2010년 중국 우시에 설립된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중국 1위 바이오의약품 CDMO 전문기업으로, 2022년까지 28만L로 생산역량을 늘리는 목표를 세우는 등 의약품 위탁생산 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초청 기업 중국> 한국 `3배`
시간을 거슬러서 1월 `제 37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는 국내 기업 9곳이 초청됐습니다.
이 가운데 메인 트랙에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LG화학, 한미약품, 메디톡스 등 7개 기업은 이머징 트랙에 배정돼 발표회를 가졌습니다.
메인 트랙에서는 30분 정도, 나머지 서브 트랙에서는 15분 정도 임상시험에 대한 계획이나 내용을 발표합니다.
그런데 이번 행사에서는 우리나라의 약 세 배에 달하는 중국 기업들이 발표를 진행하며 전 세계 바이오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중국의 컨퍼런스 참가가 활발해진 것처럼 행사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바이오에 대한 투자와 역량 키우기가 엿보였다는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정부의 바이오헬스를 키우기 위한 지원이 많이 필요하겠지요.
중국의 의약품시장 성장과 진출이 우리에게는 기회일까요? 위기일까요?
아직까지 중국 의약품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지금까지 `슬기로운 병원생활(출입처)`을 하면서 중국 의약품이 처방됐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셀트리온(타슬리제약)을 비롯해 에이치엘비(항서제약), 에이비엘바이오(우시바이오로직스), 제넥신(아이맵), 한미약품(북경한미, 자이랩), 유한양행(자이랩) 등은 중국 제약, 바이오기업과 꾸준한 협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은 `자이랩`의 아픈 추억도 있습니다만...
다음 시간에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 기업과 협력하고 있는 셀트리온 등 국내 제약, 바이오기업들의 움직임과 중장기 전략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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