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시장서 美 자동차 행방불명...오래 남을 수록 손해"

입력 2019-09-1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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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한 대형 자동차 회사들이 유럽의 엄격한 환경 규제와 경기침체 등을 견디다 못해 유럽 시장에서 잇따라 사업을 철수하거나 공장을 매각해 사업을 대폭 축소했다고 CNN 비즈니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실태는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전시회인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 IAA에 참여한 미국 자동차 업체는 포드뿐이었는데, 이마저도 신차 발표나 기자회견 없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어 "미국 자동차 업계는 행방불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방송은 전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업계는 이제 유럽 시장에 남아 있을수록 오히려 손해가 된다는 입장이다.

우선 미국보다 훨씬 엄격한 유럽의 환경 관련 규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거론된다. 유럽 당국은 배기가스 감축과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에 중점을 두고서 자동차 업계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그다지 밝지 않은 유럽의 경제 전망도 설상가상 격이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이자 자동차 산업 강국인 독일은 성장엔진이 멈춰 서며 불황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유럽 자동차 공급망이 흔들리게 돼 미국 자동차 업계의 생산성이 크게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고강도 노동 규제와 강성 노조로 인해 유럽에서는 미국의 경우보다 공장 폐쇄가 어려운 것 또한 미국 업체들이 유럽 시장을 꺼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장 철수가 늦어지면 생산 과잉 현상이 일어나, 자동차 가격 하락을 더욱 부채질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권위 있는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LMC 오토모티브`의 제프 슈스터 대표는 "이런 모든 것들 때문에 유럽 시장이 정말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슈스터 대표는 "과거에 자동차 업체들은 세계 어디에서든지, 누구에게든지 `먹히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이제 중요해진 건 수익성"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때 세계 자동차 생산 제1위 업체였던 GM은 2년 전 브렉시트 관련 리스크를 이유로 계열사 복스홀과 오펠을 푸조를 주축으로 하는 프랑스의 PSA그룹에 매각하며 유럽에서 철수한 바 있다.

복스홀과 오펠은 매각되기 전 17년에 걸쳐 무려 224억 달러(약 26조 7천5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포드 역시 내년 말까지 러시아 공장 3곳, 프랑스·영국의 공장 1곳씩을 폐쇄하고 슬로바키아의 공장 1곳을 매각하는 등 대대적인 유럽사업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탈리아-미국 합작회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이탈리아 외 시장에서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머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CA는 지난 5월 말 구매 비용 절감 등을 위해 프랑스 르노에 합병을 제안했지만, 르노 노조가 일자리 감소 등을 우려로 반대하면서 합병 추진이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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