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확산 상황 심상치 않다...차량 역학관계 드러나

입력 2019-09-25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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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북부 지역과 인천 강화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난 17일 이후 5건 연달아 발생하면서 ASF가 국내 확산 단계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초 발생지인 경기도 파주의 한 양돈 농가와 이후 발생한 다른 농가들 사이에서 차량 역학관계가 속속 드러나 주목된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차 연천(18일 확진), 4차 파주(24일) 발생 농장은 첫 발생지인 파주(17일) 농장과 차량 역학 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 역학`이란 같은 차량이 서로 다른 농장을 방문했을 때, 해당 농장들 사이에 형성되는 관계를 가리킨다.

그러나 이런 직접적인 역학 관계 말고도 시설이 중간에 끼어 있는 간접 역학관계도 있다. 예를 들어, 발생 농가를 들른 차량이 특정 시설을 방문하고, 이 시설을 방문한 다른 차량이 다른 농가를 방문했을 때도 역학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1차 파주 농장에 출입한 축산 관련 운반 차량은 2차 연천 농장에 드나든 것으로 조사됐다. 또 4차 파주 농장에 드나든 축산 관련 운반 차량이 1차 농장도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또 2차 연천 농장에서 출하한 돼지 운반 차량이 A 축산시설을 출입했는데, 3차 김포(23일) 농장에서 출하한 돼지 운반 차량도 마찬가지로 A 축산시설을 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즉 2차·3차 농장은 간접적인 역학관계에 놓인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역학 관계가 있는 농가에 대해서는 21일간 아예 (돼지) 반출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드나드는 차량은 거점 소독시설을 거쳐 가게 하는 등 철저히 소독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발생 농가 사이의 `연결고리`가 드러나면서 차량이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의 열쇠가 아니냐는 때 추정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러나 "역학관계는 계속 조사 진행 중에 있으며 파악된 것은 `관련성`이 확인됐다는 것"이라며 "차량이 이들 농가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전파한 요인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어떤 경로로든 한강과 10㎞ 방역대를 뚫고 김포까지 번지고, 파주에서 또다시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경기 북부를 넘어서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기존 발생 농가와 차량 역학 관계를 따져보면 경기 북부 지역 외에도 경북 등 남부 지방 시설까지 걸리기 때문이다. 발생 농가를 방문했던 차량이 남부 지방의 시설까지 직·간접적으로 이미 다녀갔다는 의미다.

물론 당장 이들 시설은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3차 김포 농가처럼 음성 판정을 받아놓고 며칠 뒤 발병한 사례가 나오면서 계속 안심하기는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한편,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3차 김포 농장과 4차 파주 농장 모두 어미돼지가 유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 관련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유산은 일반 돼지열병과 마찬가지로 아프리카돼지열병에서도 주요 증상 가운데 하나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는 임신돈 유산과 더불어 고열, 귀·배·사지 충혈, 청색증, 식욕 결핍, 호흡곤란, 구토, 코·항문 출혈, 혈액성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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