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 이후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충격을 받아 병원으로 향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후 10시 40분께 직원들의 부축을 받아 집무실을 천천히 걸어 나와 인근 병원으로 출발했다. 지친 표정의 문 의장은 넥타이를 반쯤 푼 상태였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의장실 관계자는 "한국당 의원들이 예산안 처리 과정뿐 아니라 집무실에도 찾아와 거세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충격을 받아 급격히 건강이 악화됐다"며 "혈압과 심혈관계 문제인 듯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국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아들을 거론하며 항의 구호를 외치고, 집무실에도 단체로 찾아와 거친 말로 항의했다"며 "온종일 여야 합의를 촉구한 입장에서 모욕감을 크게 느껴 쇼크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본회의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여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 처리와 관련해 문 의장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예산부수법안에 앞서 예산안을 상정한 문 의장을 향해 `공천 세습`, `아들 공천`, `공천 대가`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국당 의원들은 예산안 처리 직후인 오후 9시 14분 정회 후 문 의장의 집무실을 줄줄이 찾아와 `날치기 통과`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문 의장의 병원행으로 이날 예산안이 통과된 본회의에 이어 예산부수법안 처리를 위해 오후 10시 30분께 속개된 본회의 사회는 바른미래당 소속 주승용 국회 부의장이 봤다.
이와 관련해 국회 관계자는 "문 의장이 주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긴 시점은 예산안 처리 직후 본회의 정회 때였다"며 "통상 절차에 따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 의장은 지난 4월 선거제 개혁안 및 검찰개혁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항의 방문을 온 한국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인 뒤에도 쇼크 증세를 보여 입원치료를 받았다. 문 의장은 이때 심혈관계 관련 긴급 시술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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