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폭발은 상상?…학계 "과학적 현실, 지역 초토화될 것"

입력 2019-12-17 08:11   수정 2019-12-17 09:06


오는 19일 `백두산 폭발`이라는 재해와 이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재난 영화 `백두산`이 개봉한다. 영화배우 이병헌과 하정우의 명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 외에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고 알려져 벌써 화제다.
백두산 폭발은 이 영화를 소개하는 표현들처럼 `신성하고 과감한 영화적 상상력`일까.
이런 재난이 절대 불가능한 게 아니라는 게 현재 학계의 중론이다. 이윤수 포스텍 환경공학과 교수는 "`홀로세`(Holocene·1만1천700년 전부터 현재에 해당하는 지질시대)에 분화 기록이 있으면 `활화산`으로 분류하는데, 이런 점에서 백두산은 분명한 활화산"이라고 말했다.
화산 폭발은 지하의 마그마가 분출하는 현상인데, 백두산 지하에 어마어마한 양의 마그마가 들어있다는 사실도 드러나 있다. 임신부의 태아 상태를 초음파로 확인하듯, 지진학자들은 지진파 분석 등으로 산 내부의 마그마방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지진국은 1990년대 말에 이미 대규모 백두산 탄성파(지진파) 탐사 연구를 했고, 백두산 아래에 네 개의 마그마방이 있다고 밝혔다.
2016년에는 백두산 마그마방 중 한 개의 면적이 서울시 면적(605㎢)의 2배에 달한다는 구체적인 연구 결과도 나왔다. 북한, 영국, 중국, 미국 과학자로 이뤄진 국제 공동연구진이 백두산 천지 5∼10㎞ 아래에 1천256㎢ 정도의 거대한 마그마방이 있고, 여기 부분적으로 액체 상태(용융 상태)인 마그마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화산 지대 아래 용융 상태의 마그마가 있다는 것은 화산활동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백두산은 고려 정종 때인 서기 946년과 947년 두 차례 대규모 폭발을 일으킨 뒤 지금은 휴지기 상태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여러 화산 활동 징후를 보여 학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2002∼2005년에는 백두산 지면이 최고 7cm 솟아오르고, 지진 활동이 한 달에 최대 250회를 기록할 정도로 활발해졌다. 올해 5월 영국 밀턴케인즈에서 열린 제4회 한·영 리서치 콘퍼런스에는 이례적으로 북한 학자가 나와 백두산 땅속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북한 지진국의 김혁 과장은 당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백두산 주변에서 모두 10회의 지진이 났다"고 발표했다.
실제 백두산이 분화하면 피해는 어느 정도일까.
일본의 역사서에 946년과 947년 백두산 분화는 `하얀 재가 마치 눈처럼 내렸다`, `하늘에서 소리가 났는데 마치 천둥소리와 같았다`는 기록으로 등장한다. 이때 나온 분출물의 양은 일본 학자의 추정에 따르면 83∼117㎦에 달한다.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분화한다면, 반경 수십km 이내 지역은 초토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천지에 담긴 약 20억t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면 압록강, 두만강, 삼지연 등에 대홍수가 날 확률이 높고, 분출하는 마그마와 직접 반응할 경우 엄청난 수증기로 폭발력이 극대화될 수도 있다. 화산재는 바람을 타고 일본에까지 영향을 주고, 동아시아 일대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시킬 수 있으며 농작물 냉해를 일으킬 수도 있다.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지만 불행히도 현재 과학기술로는 백두산 분화를 막을 수도, 분화 시기를 예측할 수도 없다. 이 교수는 "피해 규모 예측을 통해 피해를 완화할 수는 있지는 않을까"라며 "어떻게 하면 피해를 가장 줄일 수 있는지 연구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백두산 분화에 직접 영향을 받는 만큼 백두산 연구에 관심이 높다고 알려졌다. 북한은 1990년대 이후 독일, 영국 연구진 등과 공동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북한은 우리에도 2007년, 2011년, 2015년 세 차례 공동연구를 제안했으나, 연구자 간 이견과 정치적인 문제로 실제 연구가 추진되지는 못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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