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16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 20여년 동안 보잉에서 가장 큰 규모의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나 이에 따른 직원 해고나 휴직 계획은 없다는 회사 측의 입장이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보잉은 성명에서 "우리는 앞서 737 맥스 운항 금지가 생각보다 길어지면 생산 계획을 계속해서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그 결과 재고 물량을 우선 처리한 후 내년 초 일시적으로 737 생산 프로그램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보잉이 항공기 제작을 중단하는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번 결정은 미국 항공교통 규제기관인 연방항공청(FAA)의 스티브 딕슨 청장이 지난 11일 보잉 737 맥스 기종의 면허 갱신 처리가 2020년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고 밝힌 후 이틀에 걸친 이사회 논의를 통해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빨라도 내년 2월 초까지는 면허 갱신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보잉사는 해당 기종을 시애틀 남부 지역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전 세계 항공기 공급망이나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이 지역에서 근무하는 1만2천명의 직원을 당장 해고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보잉 737 맥스 기종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와 지난 3월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 추락 참사로 승객과 승무원 346명 전원이 사망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40여개 국에서 운항이 정지된 상태다.
보잉사가 생산을 중단해도 이미 항공사들이 비행기 운항을 정지하거나 오래된 기종으로 교체했기 때문에 항공사들에 즉각 영향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내다봤다.
다만 보잉이 미국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작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이미 올해 10월까지 미 항공우주업계 매출은 737 맥스 생산 감축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떨어진 1064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AP가 전했다.
보잉사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기종의 운항이 정지된 데다 과거 안전 기록 정밀 조사, 보상 요구 증가, FAA와 긴장 관계 형성 등의 이유로 보잉의 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중단 기간이 얼마나 연장될지는 FAA의 결정에 달렸다는 사측 입장이다. 관련해 FAA 측은 "우리의 우선순위는 안전이기 때문에 언제 평가가 끝날지는 시간 계획을 정해놓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보잉의 주가는 이날 생산 중단 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 속에 4.3% 떨어졌으며, 발표 후 0.9% 추가 하락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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