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화는 엘리트용 '소프트 포르노'"

입력 2020-01-2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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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화가 지배층을 위한 포르노라는 점을 알아야 작품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고대 그리스·로마 예술을 연구하는 메어리 비어드 교수는 28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예술품 애호가들이 감상을 위해 여체의 아름다움이나 붓질의 섬세함을 넘어 창작의 목적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어드 교수는 여성 모델들이 어느 정도까지 남성들의 감흥을 위해 이용되는지 알아야 한다며 "누드에는 엘리트(지배계층)를 위한 소프트 포르노가 될 위험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에 전시된 `우르비노의 비너스` 같은 명작을 보는 것을 자신도 즐기지만 애호가들이 이들 작품이 창작될 때의 환경을 고려하려고 노력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비어드 교수는 "서구의 예술작품은 성적 매력을 내보이는 여체를 다른 문화들보다 강조해왔다"며 "여기에 눈을 뜨고 이것들이 진짜 고전 예술로 가장한 엘리트용 소프트 포르노인가 생각해보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BBC방송의 미술 해설가인 그는 르네상스 시대 누드화 대다수가 남성의 지시에 따라 남성이 즐길 목적으로 제작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특히 여성 관람자의 위치가 어디가 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영국에서는 누드 작품을 향한 사회적 시선의 변화, 외설성 논란 때문에 일부 전시회가 운영에 영향을 받기도 했다.
영국 왕립 미술원은 남성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 때문에 작년 르네상스 전시회에서 남녀 누드 전시품의 수를 비슷하게 맞췄다.
왕립 미술원은 오스트리아 화가 에곤 실레의 작품 전시를 홍보할 때 광고 규제를 준수하고 외설성을 완화하려고 홍보물에서 남성 누드의 하반신을 잘라내는 데 동의했다.
영국 런던에 있는 현대 미술관인 사치 갤러리는 신성모독이라는 관람자들의 항의를 받고 이슬람 문구와 함께 전시된 여성 누드화 2점을 가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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