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사람간 전염 미·일·독일 등 무차별 확산...WHO, 결국 비상 선포

입력 2020-01-31 07:56   수정 2020-01-3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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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3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武漢) 폐렴`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자문 기구인 긴급 위원회의 회의 이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이전에 알지 못했던 병원체의 출현을 목격했고, 그것은 전례가 없는 발병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는 전 세계적으로 7천834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중국내 확진자는 7천736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18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98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는 독일, 일본, 베트남, 미국 등 4개국에서 8건의 사람 간 전염 사례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이 바이러스가 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로 퍼진다면 어떤 피해를 볼지 모른다"며 "그런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금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의 주된 이유는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 때문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 때문"이라며 "이번 선언은 중국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또 "국제적인 여행과 교역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처가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우리는 모든 국가가 증거에 기초한 일관된 결정을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중국 정부가 심각한 사회·경제적 영향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해 취한 이례적인 조처들에 대해 축하를 받을 것"이라며 중국 당국의 조처를 평가했다.
또 "중국이 발병 감지, 바이러스 격리, 게놈(유전체) 서열을 파악해 WHO와 세계에 공유한 속도는 매우 인상적"이라며 "WHO는 중국의 전염병 통제 능력에 대해 지속해서 신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WHO가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이번이 6번째다.
앞서 WHO는 지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2014년 소아마비와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2016년 지카 바이러스, 2019년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까지 모두 5번 선포했다.
가장 주된 이유는 중국 외 지역에서도 사람 간 전염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WHO는 그간 중국 외 지역에서는 사람 간 감염 증거가 없다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도 사람 간 전염 사례가 잇따라 나타나자 판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28∼29일 우한에서 온 여행객을 태운 버스를 운전했던 60대 일본인과 동승했던 안내원(가이드)이 각각 우한 폐렴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우한 방문 이력이 없는 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다.
독일의 확진자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출장 목적으로 온 중국인 여성 동료에 의해 지난 27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베트남의 20대 남성은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아버지로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의 경우 우한에서 일하다 귀국한 여성이 자택 격리된 상태에서 남편이 사람 간 감염된 것으로 28일 나타났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30일 우한으로 여행을 다녀온 확진자의 남편이 감염됐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30일 확진 판정을 받은 6번째 환자가 3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나타나 2차 감염 환자가 더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30일 "우리의 가장 큰 우려는 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로 바이러스가 확산할 가능성"이라면서 "우리는 더 많은 확산을 막기 위해 지금 함께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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