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검찰 수사권 역사 속으로…李 대통령, 형사소송법 개정안 재가

입력 2026-08-04 12:46   수정 2026-08-04 13:03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제34회 국무회의 주재하고 법률공포안 25건, 대통령령안 12건 등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지난달 31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경찰 송치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권의 근거를 없애는 것이 핵심이다. 수사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고 검찰은 공소 제기와 유지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재편했다.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사유와 절차도 법률에 구체적으로 담겼다. 경찰의 보완수사 이행과 결과 통보, 기간 연장 등에 관한 기준도 마련됐다.

개정안은 검찰이 공소청으로 개편되는 오는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

법안 처리 과정에서는 검찰의 수사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부는 일단 제도를 시행한 뒤 현장에서 부작용이 나타나면 추가 입법을 통해 보완하는 쪽을 택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이 전면 폐지된 데 대해 "수사·기소 분리는 비정상적 형사 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 출발"이라며 "모든 권력 기관은 예외 없이 국민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어 "많은 논란과 이견이 있지만 이 법률안이 위헌이나 국익 위배 등으로 국회의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지난 수십 년 동안 검찰은 수사부터 기소, 영장 청구 등 형사 사법 체계 전반에 걸쳐 매우 과대하고 집중된 권한을 행사해 왔다"며 "이 같은 비정상적 형사 사법 시스템하에서 검찰 내 일부 집단은 기소를 위해서 수사를 할 수 있다는 이 권한을 무소불위로 악용하며 있는 사건을 덮거나, 누군가를 정해 놓고 처벌하기 위해 별건 수사, 먼지떨이 수사를 관행처럼 되풀이해 왔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따른 수사 공백과 경찰 권한 비대화 가능성은 정부가 계속 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행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한 번의 제도 변경으로 쉽게 종결되는 그런 개혁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원래 취지대로 변경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세심하게 점검하고 부족하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신속하고 과감하게 그리고 철저히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선거 관리 전반의 의혹을 수사하는 선거관리위원회 특검법도 의결됐다.

특검의 수사 대상에는 투표용지 부족에 따른 참정권 침해 의혹과 개표 중단·보전 조치 없이 개표를 진행했다는 의혹이 포함됐다. 선거 관리 시스템의 전산 입력 오류와 투표율 통계 조작 의혹 등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오는 11일 시행되는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후속 시행령도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시행령에는 반도체산업 지원을 담당할 특별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방식이 담겼다.

시장·군수·구청장이 공중화장실 등에 불법촬영 탐지시스템을 설치하고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의결됐다.

장애인 학대나 장애인 대상 성범죄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사람에게 부과하는 과태료 상한을 현행 3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높이는 장애인복지법 개정안도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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