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코로나 감염자 86만명…美서만 18만명 '중국 2배↑'

입력 2020-04-0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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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수가 중국의 2배를 넘고, 유럽에선 안정세를 찾은 듯 한 이탈리아 대신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주변국의 확진자가 급증하자 그동안 마스크 착용을 외면하던 국가들이 결국 기존 정책을 뒤집고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초기 분위기는 정부의 봉쇄 강화와 유명 인사들의 잇따른 감염 소식으로 사라지고, 이제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가까스로 진정 국면에 접어든 아시아는 `역유입` 확진자 증가에 다시 국경장벽을 높이며 코로나19 소강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 확진자, 중국 2배 넘는 18만명…사망자도 4천명 넘어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일 오후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5만9천431명이다.
진원지인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코로나19 발생국이 된 미국의 확진자 수는 18만8천578명으로 중국(8만1천554명)의 2배가 넘는다.
한동안 하루 1만명씩 증가하던 신규 확진자 수는 그 수가 점점 불어나며 지난달 30일부터는 하루에 2만명 이상 늘어나는 추세다.
이날 신규 사망자 912명이 추가돼 전체 사망자는 4천55명으로 늘어났다. 이 또한 중국(3천312명)의 사망자 수를 추월했다.
특히 유행 초기부터 환자가 쏟아져나오며 미국 내 진원지가 된 뉴욕주에선 하루 새 8천658명의 환자가 확인되며 전체 확진자 수가 7만5천983명에 이른다.
뉴저지, 캘리포니아, 미시건, 플로리다 등에서도 각각 1천명이 넘는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뉴욕시에선 경찰 인력의 15%가 병으로 결근 중이어서 치안 공백이 우려될 정도다.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비폭력 범죄로 구속됐으며 남은 복역일이 60일 미만인 수감자 3천500명의 조기 가석방을 추진 중이다.
유럽 내에서 가장 피해가 컸던 이탈리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달 30일 4천명대로 뚝 떨어진 뒤 이틀째 4천명 초반대를 유지해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끄는 가운데 이탈리아와 함께 확진자가 감소 추세던 스페인은 다시 확진자 수가 폭증세로 돌아섰다.
스페인은 일일 확진자가 8천명 가까이 늘어나며 9만5천923명을 기록, 10만명 돌파도 시간 문제인 상황이다. 프랑스도 7천578명이 늘어나 5만2천명을 넘겼다.
독일은 4천923명이 늘어난 7만1천808명, 영국은 3천9명 늘어난 2만5천150명을 각각 기록했다.

◇일부 국가, 이미 마스크 착용 의무화…미국도 권고 검토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마스크 착용을 일상화한 아시아 국민들과 달리 미국과 유럽 국가에선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는 국면에서도 마스크 착용자를 보기 어려워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본인이 병에 걸렸거나 범죄와 관련이 있어야 마스크를 쓴다는 인식이 있는데다 정부도 마스크 착용에 반대 입장을 밝혀 마스크 착용이 정착되지 않았다. 미세먼지 등의 환경 오염 문제가 적어 마스크가 보급되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런 문화마저 뒤바꿔놨다.
이미 체코가 지난달 19일(현지시간)부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데 이어 오스트리아도 지난달 30일 마트와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독일 동부 튀링겐주의 도시 예나도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기로 했다.
미국도 전 국민 착용 권고를 놓고 검토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원하면 스카프를 사용하라"며 "마스크일 필요는 없고, 적어도 일정 기간에는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일반인은 마스크를 착용 안 해도 된다`는 미 당국의 권고가 바뀔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 안팎의 분석이다.
이미 일상에선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한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각국 정부들이 앞다퉈 마스크 착용을 권고할 경우 의료진이 사용할 마스크도 부족한 상황에서 마스크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는 역유입으로 `비상`…전 세계 학생 89%가 수업 중단
중국, 홍콩, 대만, 한국 등 코로나19가 진정국면에 접어든 아시아권 국가들은 `역유입`을 막기 위해 또 한번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젠 내부에서 발생하는 환자보다 본국으로 돌아오는 유학생과 국외 거주자의 확진 사례가 더 많아져서다.
결국 이들 국가는 궁여지책으로 다시 국경 장벽을 높이기 시작했다.
중국은 지난달 28일부터 기존에 유효한 체류 비자와 거류허가증을 가진 외국인도 입국을 금지했으며 홍콩과 대만은 이보다 먼저 외국인의 입경뿐만 아니라 환승까지 금지했다. 또 자국민을 포함해 외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사람에게 2주간 자가격리를 명령했다. 싱가포르도 외국인 입국 금지와 자가격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홍콩은 모든 자가격리 대상자에게 위치추적이 가능한 팔찌를 차도록 해 이들의 동선을 감시하고 있으며 대만도 전자팔찌 도입을 검토 중이다. 싱가포르는 스마트폰으로 위치정보를 당국에 보고해 지침을 따르고 있음을 증명하도록 했다.
일본도 조만간 49개 국가와 지역에서 온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할 계획이다.
전 세계 국가들이 대외 봉쇄 외에 대내 봉쇄의 수위도 연일 높이면서 미국에선 10명 중 8명이 집에 머물고 있다.
CNN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기준으로 미국 인구 3억2천800여만명 가운데 78%인 2억5천600여만명이 자택 대피령의 영향권 아래 있다. 또한 유네스코는 전 세계 학생의 89% 이상이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맹위가 확인되면서 당국의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던 초기 분위기는 사라졌다. 특히 대중이 친밀하게 느끼는 유명 인사들의 감염·사망 소식이 충격을 줬다.
미국의 전설적인 재즈 트럼펫 연주자 월리스 로니와 영화 `스타워즈` 출연 배우 앤드루 잭이 코로나19로 이날 나란히 사망한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 속에 최근 형이자 뉴욕주지사인 앤드루 쿠오모와 방송에서 농담이 섞인 설전을 벌여 유명해진 CNN방송 앵커 크리스 쿠오모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인을 위협하는가 하면 어느 때와도 견줄 수 없는 경기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 두가지 사실의 결합과 그것(코로나19)이 불안정과 불안, 갈등을 고조시킨다는 점에서 코로나19가 세계 2차대전 이래 최악의 글로벌 위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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