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산유국들이 미국도 원유 감산에 동참해야만 오는 9일 감산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이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는 9일 화상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러시아와 사우디가 지난달 6일 OPEC+ 회의에서 감산량과 감산 기간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기존 감산 합의는 지난달 말로 종료된 상태다.
이에 사우디는 이달 1일 산유량을 하루 1천230만 배럴로 늘리고 하루 1천만 배럴을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혀 국제 원유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원유 수요가 30%(하루 3천만 배럴) 줄어든 가운데 감산 합의마저 실패하면서 유가는 최근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OPEC+는 지난주 감산에 관한 대화를 재개했으며 다른 `비(非) OPEC` 국가들, 특히 미국의 감산 동참을 원하고 있다.
OPEC+의 한 소식통은 "미국 없이는 (감산)합의도 없다"고 말했다.
합의가 이뤄질 경우 하루 1천만 배럴(전 세계 하루 원유 생산량의 10%) 이상의 감산이 성사될 것으로 관측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하루 1천만 배럴 감산을 공개 요구한 가운데 러시아 정부의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수요 약세를 고려할 때 10%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사우디는 기존 산유국들의 감산에 따른 시장 공백을 미국의 셰일오일 업체들이 메워온 데 대해 강한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은 아직 원유 감산에 참여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 산유량을 10∼15% 줄이는 합의가 가능하다는 촉구성 발언을 하고 있으나, 정작 미국 기업들의 경우 반독점법 때문에 원유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없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게다가 미국의 주요 석유기업들과 단체들은 의무적인 원유 감산에 반대하고 있다.
댄 브룰렛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은 자유 시장을 갖고 있고, 업계가 스스로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반독점법 전문가들은 주(州) 규제당국이나 연방정부가 더 낮은 생산 수준을 설정한다면 산유량 규제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OPEC+와 별도로 주요 20개국(G20) 에너지장관들도 오는 10일 화상회의를 열어 미국의 감산 합의 동참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러시아의 한 소식통이 전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사흘 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배럴당 8.0%(2.26달러) 급락한 26.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3시30분 현재 3.31%(1.13달러) 내린 32.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산유국들의 감산 논의에 진통이 예상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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