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의 수석 투자전략가 출신으로 뉴욕 월가에서 38년간 잔뼈가 굵은 투자자.
작년말 현재 93억달러, 우리 돈 약 11조 4천억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리처스 번스타인 어드바이저스(RBA)`의 창업자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리처드 번스타인은 주식시장은 아직 바닥을 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월가 기관투자자들을 고객으로 두고 투자자문을 해오면서 `월가의 스승`으로 불리는 번스타인은 지난 3일 발간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자매 투자전문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기관투자자들과 셀 수 없이 컨퍼런스 콜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UBS, 모건스탠리, 이튼 밴스 같은 고객들이 어떤 질문을 주로 해왔는지 묻자 "초기에는 `이 위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요?`라는 문의가 많았지만 지금은 `여전히 기회가 있을까요?`로 바뀌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런 질문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 바로 아직 바닥을 통과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왜냐하면 (주식시장의) 바닥은 사람들이 기회가 있겠냐고 물을 때가 아니라 이런 끔찍한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믿고, 아무도 주식매수를 원치 않을 때 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약세장은 3단계 과정을 거친다고 강조한다. 1단계는 투자자들이 하락세가 일시적이라고 판단하는 단계, 2단계에서는 대다수 예상보다 하락세가 오래 지속되는 단계, 투자자들이 반등의 희망을 놓으면서 하락세가 마무리되는 3단계로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바닥을 찾고 있기 때문에 현재는 약세장의 1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번스타인은 분석했다.
(美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단위:천명/자료 ING)
그러면서 향후 눈여겨 볼 경제지표로 매주 목요일 발표되는 주간실업수당 신청건수를 꼽았다. 경제전반의 선행지표이고 경기민감주 비중을 조절하는데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번스타인은 주간실업수당 신청건수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수치상 증가세가 둔화된다면 경제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첫번째 신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주간실업수당 신청건수는 3월 셋째주 328만명, 3월 마지막 주 664만명으로 예상치를 2배 이상 상회하며 역사상 최악의 기록을 2주 연속 경신했다.
더불어 번스타인은 12~18개월 뒤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라 경기침체에 대해서 얘기할 것이라면서 거시경제지표와 계량적 분석을 통한 톱다운 방식의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자신의 회사는 경기민감주에 대한 비중을 낮추는 대신 경기방어적 업종의 비중을 높였지만 전체 주식비중을 줄이고 채권비중을 늘렸다고 말했다. 동시에 금도 매입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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