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코로나19 환자 1만명 돌파 '초비상'…"가족 묘지도 가지 말라"

입력 2020-04-10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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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9일(현지시간) 1만 명을 넘어섰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도 처음으로 1천500명에 근접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19 유입 및 확산방지 대책본부는 9일(현지시간)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를 포함한 50개 지역에서 1천459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전체 누적 확진자가 1만131명(81개 지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수도 모스크바에선 857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체 감염자가 6천698명으로 증가했다.
이밖에 모스크바 외곽 모스크바주에서 199명,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44명, 서부 브랸스크주에서 40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도 하루 사이 13명이 추가되면서 모두 76명으로 늘어났다.
정부 대책본부는 지금까지 확진자 가운데 698명이 완치돼 퇴원했으며, 전체 검진 검사 건수는 100만 건이 넘었다고 전했다.
러시아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은 현재 전국 200개 이상의 의료시설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모스크바시는 이날 산하 시립 병원들에서 처음 코로나19 혈장 치료를 시작했다면서 7명의 감염자가 완치된 환자의 혈장을 투입받았다고 전했다.
혈장은 혈액 중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 등이 빠진 액체 성분으로, 혈장 치료는 감염증을 극복한 환자의 혈장을 치료 중인 다른 환자에게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완치자 몸속에 생긴 항체를 다른 환자에게 옮겨줘 면역력을 키우는 방식이다.
러시아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는 지난 7일(1천154명) 처음으로 1천명대를 넘어선 뒤 계속해 늘어가고 있다.
러시아 연방 의생물학청 청장 베로니카 스크보르초바(전 보건장관)은 7일 자국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앞으로 10~14일 뒤 정점을 찍은 뒤 한동안 그대로 유지되다가 6월 중순께나 수그러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 정부는 코로나19 급증세에 대응하기 위해 강도 높은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전염병 사태와 관련한 유급 휴무 기간을 4월 30일까지 연장했고,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전 주민 자가격리와 사업장 폐쇄 등 모든 제한 조치를 5월 1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후 대다수 지방 정부도 모스크바시의 뒤를 따랐다.
러시아 대다수 지역 주민은 현재 식료품과 약품 구입, 병원 방문 등 긴급한 경우가 아니면 외출하지 않고 자가격리를 지키고 있다.
모스크바 경찰은 9일 지금까지 자가격리 위반자 400여명에 대해 행정법 위반과 관련한 조서를 작성했다고 소개했다.
모스크바 구역 법원들은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한 주민 9명에 대해 각각 1만5천 루블(약 25만원)씩의 범칙금을 부과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이날 강화된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시내 공동묘지 일반 방문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소뱌닌은 "장례 수속과 장례식 참석을 위해서만 공동묘지를 개방할 것이며, 일반적 묘소 방문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교회 신자가 주를 이루는 러시아인들은 4월에 오는 교회 축일인 종려주일(12일), 부활절(19일), 사자 추모절(28일) 등에 대규모로 가족과 친인척의 묘지를 방문하는 관습이 있다.
소뱌닌은 보통 4월 축일들에는 약 100만명이 공동묘지를 찾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높아 이를 허용할 수 없다면서 자신도 지난해 세상을 떠난 어머니 묘소에 가고 싶었지만 포기했다고 시민들의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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