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코로나19 백신은 '공공재'…가격 적정해야" G20에 투자 촉구

입력 2020-04-1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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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은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 "세계적인 공공재"로 분류해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세계 주요국 언론사에 실은 특별기고문에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종식할 유일한 방법은 사람들이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하는 것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재단은 주요국마다 1개 언론사에만 기고문을 배포하면서 한국에서는 연합뉴스에 독점 배포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중요하게 다뤄야 할 문제는 가격"이라면서 "어떠한 백신이든 적정한 가격으로 모두가 접근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질병과의 싸움에 전 세계적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주요 20개국(G20) 지도자들에게 백신을 만들어내기 위한 연구개발(R&D) 기금에 투자하겠다는 "의미 있는 공여 약속이 필요한 때"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자신의 재단과 웰컴트러스트재단이 여러 나라와 협력해 출범한 감염병혁신연합(CEPI)이 "최소 8종류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중"이며 "연구자들은 18개월 안에 최소한 하나가 준비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된다면 인류 역사상 병원체를 발견하고 백신을 개발하기까지 최단기록이 될 것"이지만 "이러한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투자기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CEPI에 최소 20억 달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러한 CEPI 기금이 백신 개발 비용일 뿐 생산과 배송물류비는 포함되지 않았음을 상기시키면서 "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금과 치밀한 계획이 필요한 상황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CEPI 외에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이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과 협력해 개발도상국들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GAVI에도 향후 5년간 74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빠져든 만큼 "수십억 달러의 기금이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겠지만, 면역 구축 노력의 실패로 질병 유행 기간이 더 길어지는 데 따른 비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백신 투자와 가격책정 외에 게이츠 이사장은 마스크, 장갑, 진단키트 등 코로나19 대처를 위한 전 세계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G20 정상들에게 촉구했다.
그는 "공중보건의 관점과 의료 수요를 바탕으로 자원을 배치해야 한다"며 "에볼라와 에이즈 바이러스(HIV) 퇴치의 최일선에서 싸워본 베테랑들이 이러한 자원 배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진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 지도자들이 WHO 등과 협력해 가이드라인을 문서화하고 모든 참가국이 이 가이드라인에 공식 동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금은 마스크와 진단검사 장비의 배분이 "단순히 누가 더 높은 금액을 제시했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실정"이라면서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구호 장비 조달이 입찰 전쟁으로 전락한다면 이 바이러스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아주 미세한 세균이 한 사람의 건강을 해치면 이는 인류 모두의 건강에 위협이 된다"며 "코로나19와 같이 전염성이 크고 이미 널리 퍼진 바이러스는 어느 한 곳에 있기만 하더라도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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