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채 잡고 걷어차고…호주서 '동양인 혐오' 폭력 발생

입력 2020-04-20 20:45  


호주에서 유학 중인 싱가포르 여학생 등 아시아 여성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인종차별 발언과 함께 폭행을 당했다고 싱가포르 현지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현지 매체 `더 뉴 페이퍼`에 따르면 지난주 호주 멜버른 중심가에서 한 아시아 여성이 백인 여성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20초 분량의 영상이 최근 인터넷에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누군가가 찍어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는 백인 여성이 아시아 여성 한 명의 머리채를 붙잡고 계속해서 머리를 때리고, 이 여성이 땅에 넘어진 뒤에는 발로 수차례 걷어차는 장면이 담겼다.
이 여성의 공격은 당시 길을 지나던 한 남성이 말리면서 가까스로 끝이 난다.
멜버른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멜버른대에 다니는 18세 싱가포르 여학생과 20세 말레이시아 여학생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5시 30분께 멜버른 시내 중심가를 걸어가다 봉변을 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갑자기 다른 여성 두 명이 다가와 이들에게 욕설하고 폭행했다.
호주 현지 언론은 이 여성들이 피해 여학생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반복해서 외쳤고, "우리나라에서 꺼져라" "중국으로 돌아가라" 등의 말도 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피해자들이 중국인이라는 보도도 나왔지만, 이 매체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출신 학생들이라고 전했다.
피해자들이 다니는 멜버른대의 던컨 매스켈 부총장은 현지 언론에 "두 여학생에 대해 혐오스럽고 정당성 없는 공격을 한 이들이 수치스럽다"면서 "무분별하고 증오에 찬 공격은 우리 사회에서 결코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맹비난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전날 호주 빅토리아주 경찰은 성명을 내고 멜버른에 사는 21세 여성을 사건 용의자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외교부도 전날 성명에서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캔버라 고등판무관 사무소를 통해 피해 여학생과 접촉해 영사 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매체는 전했다.
외교부는 또 고등판무관 사무소가 현지 당국과 접촉해 이번 사건이 법에 따라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2월에도 싱가포르 출신으로 영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조너선 목(23)이 런던 중심부 옥스퍼드 가를 걷다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인종 차별적 발언과 함께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폭행당한 사실을 밝히면서 심하게 다친 얼굴을 공개해 코로나19 사태 와중에서 일어난 인종차별 범죄의 심각성을 상기시켰다.
(사진=스트레이츠 타임스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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