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유전자 증폭(PCR) 검사가 정체돼 결과를 기다리다 환자가 사망하는 등 응급 의료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보건소의 업무 부담이 과중해져 PCR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장 1주일 정도가 걸리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발열 등 증상이 있어서 PCR 검사를 받고 집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중 상태가 악화해 사망하는 사례도 드러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선 병원이나 검사 기관에 과부하가 걸려 검사를 받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하면 감염된 이들이 입원하지 못하고 사실상 방치된 상태에서 죽음을 맞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도(東京都) 내 23개 특별구(區) 보건소 중 여러 곳은 PCR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후 실제 검사를 할 때까지 4∼5일 걸린다고 설명했으며 최장 1주일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반응을 보인 곳도 있다고 최근 NHK는 보도한 바 있다.
양측의 보도를 종합하면 감염된 이들은 수일간 기다려 검체를 채취했더라도 일주일을 더 기다린 후에 양성 판정을 받아 입원하는 사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입원을 기다리다가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해 구급차를 부르더라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
일선 병원이 원내 감염 확산을 우려해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코로나19 의심 응급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환자에 대응할 수 있는 병상이 있지만 이미 가득 차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달 10일 도쿄에서 탈수 증상 등으로 고통을 호소해 구급 이송된 남성이 이런 일을 겪었다.
그는 최초에 이송된 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한 결과 폐렴 증상이 확인됐으나 코로나19 감염 여부가 명확하지 않았고 병원 측은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전했다.
이 남성을 수용할 병원은 9시간 지난 후에야 확보됐다.
도쿄·다마(多摩)지구에 있는 한 2차 구급병원 구급책임자는 병원에서 거절된 발열 환자를 수용해 줄 수 없느냐는 의뢰가 구급대에 50건 이상 들어왔다고 전했다.
도쿄도(東京都)에 따르면 이송할 병원을 찾는데 20분 이상 걸리거나 5곳 이상에서 거절당하는 사례가 이달 1∼18일 약 1천390건을 기록해 작년 같은 시기의 4배 수준이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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