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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만원 '아이폰SE'를 사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 [홍IT인간]

정재홍 기자

입력 2020-05-01 08:00   수정 2020-05-0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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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교란종' 2세대 아이폰SE 출시
아이폰11에 탑재된 AP 55만원에 이용
'아이폰8'과 똑같아 재탕 논란도
구매전 꼭 체크해야할 포인트는?
《`홍IT인간`은 정재홍 기자의 아낌없는 칭찬과 무자비한 비판이 공존하는 솔직 담백한 IT·전자기기 체험기입니다.》

`생태계 파괴자`

애플이 새롭게 내놓은 2세대 `아이폰SE`를 두고 소비자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폰11에 탑재됐던 최신 프로세서(A13바이오닉)를 55만원(64GB)부터 이용할 수 있으니 그걸로 말 다했다는 거죠. 공교롭게도 LG전자가 절치부심 준비한 `벨벳`과 출시 시기가 겹쳐 `LG폰이 또 한 번 망하게 생겼다`는 ‘웃픈’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아이폰SE 2세대 (사진: 애플 홈페이지)
생태계 교란종을 넘어 생태계 파괴자라는 수식어까지 붙는 2020년형 아이폰SE. 결제 버튼에 당장 손이 가는 제품 같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출시(5월 6일)되기 전, 반드시 알고 구매해야하는 포인트를 정리해봤습니다.

● 마이크로 SD카드 추가 X

오랫동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쓴 소비자 입장에선 아이폰이 마이크로 SD카드 추가가 안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운 아이폰SE도 당연히 마이크로 SD카드 추가가 안 됩니다. 큰 용량의 기기를 살 게 아니라면 기기 자체의 용량을 늘릴 방법은 없습니다. 저장된 메모리를 ‘아이클라우드(iCloud)로 보내거나 외장메모리를 활용해 관리해야만 합니다.
아이폰SE 2세대(왼쪽), 아이폰11(오른쪽) 비교 (사진: 애플 홈페이지)
2세대 아이폰SE 가격은 우리나라 기준 ▲64GB(55만원) ▲128GB(62만원) ▲256GB(76만원)로 구분됩니다. `이상적, 그러나 합리적`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애플은 아이폰SE가 최고의 가성비폰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애플의 교묘한 `용량장사`가 숨겨져 있습니다. 바로 아이클라우드를 결제하게 하는 것이죠.(50GB 월 1,100원 / 200GB 월 3,300원 / 2TB 월 11,000원) 아이폰11 64GB를 99만원에 내놓았던 지난해 4분기(회계연도1분기), 아이클라우드를 포함한 애플의 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4% 늘어난 127억달러(15.5조원)를 기록했습니다. 보조 스마트폰으로 아이폰SE를 선택하지 않는 이상, 55만원이라는 가격만 지불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아이폰SE 2세대(왼쪽), 아이폰8(오른쪽) 비교 (그래픽: 조금령)
● `아이폰8`과 똑같은 카메라

2016년에 출시된 아이폰SE 1세대보다 카메라가 좋아진 건 사실입니다. 특히 120만화소였던 전면 카메라 화소가 700만화소로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카메라 하드웨어 스펙은 2017년에 나온 아이폰8과 똑같습니다. 외형이 아이폰8과 같기 때문일까요. ‘최신’ 스마트폰의 ‘최신’ 싱글 카메라라고 부르기엔 무리가 있는 대목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후면카메라는 두 제품 모두 ▲1,200만화소 싱글카메라(와이드/f.18) ▲광학 이미지흔들림 보정(OIS) ▲최대 5배 디지털줌 ▲4K 동영상(24, 30, 60프레임) 기능을 갖춥니다. 전면카메라도 ▲700만화소(f2.2) ▲페이스타임 HD 카메라 등으로 역시 같은 스펙입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몇 가지 인물사진 모드와 퀵테이크 동영상을 지원하는 정도입니다.

● 1,821mAh 배터리

애플에서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아이폰SE는 아이폰8과 배터리 용량이 비슷한 1,821mAh 수준입니다. 안드로이드 진형에서 최근에 나온 플래그십 스마트폰들은 물론 이른바 `중급기`라고 불리는 제품들의 용량도 4,000mAh를 넘는 수준입니다. 아이폰SE를 원했던 소비자 입장에선 다소 아쉬운 대목입니다. 배터리를 단순 비교하자면 37만원인 갤럭시A31의 배터리는 5,000mAh입니다. 5G 모델로 출시되는 갤럭시A51·A71 역시 4,500mAh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아이폰SE 2세대 모델은 애플의 최신 A13바이오닉 프로세서를 탑재했다.(사진: 애플 홈페이지)
기존에 작은 아이폰 모델(1세대 아이폰SE~아이폰8) 사용자 가운데서 2세대 아이폰SE를 사기로 마음먹었다면 크게 신경 쓰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 입장에서 이번 구매를 고려한다면 배터리는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아이폰SE에 적용된 A13 바이오닉 칩이 전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설계됐고, 아이폰11에 들어갔던 전력관리장치(PMU) 역시 이번 제품에 장착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배터리는 그 크기가 절대적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유튜브 등에 올라온 아이폰SE 해외 리뷰를 보면 스트리밍 동영상 연속 시청시 5~6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구독자 385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미스터후즈더보스(Mrwhosetheboss)가 여러 스마트폰을 함께 켜고 동영상과 게임을 실행해 배터리 테스트를 진행했는데요. 아이폰SE의 배터리가 0%가 됐을 때 나머지 스마트폰들의 잔량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아이폰11(26%), 아이폰11 프로(50%), 갤럭시S20(43%), 원플러스8(62%)
아이폰SE 1세대 (사진: 한경DB)
● 아쉽지만 `고급`기능은 다 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음에도 아이폰SE는 좋은 스마트폰입니다. 1세대 아이폰SE에는 없었던 `스테레오 스피커`가 적용됐습니다. `IP67 방수방진` 등급으로 최대 수심 1m에서 최대 30분 생활방수가 가능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아이폰8과 카메라가 똑같기 때문에 당연히 `OIS 손떨림방지` 기술도 적용됐습니다. 이밖에 무선충전과 18W 급속충전(충전기 별매)까지 지원합니다.

삼성 등 다른 제조사들은 `중급기` 제품들에서 프로세서(AP)를 낮추고 카메라 등 다른 기능을 부각시켜 판매합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번에 애플은 최신 프로세서(AP)를 탑재하고 다른 것을 거의 바꾸지 않았습니다.(사과 로고 위치는 바뀝니다)
아이폰SE 2세대 (사진: 애플 홈페이지)
최근에 나온 아이폰11의 부품과 칩셋을 계속 사용하면서 외형(아이폰8)도 그대로 계승해 생산원가를 최대한 낮춘 전략으로 풀이되는데요. 제품 가격을 계속 올리면서 고가판매 정책을 고수했던 애플이기에 소비자들은 이런 상반적인 저가 정책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한손에 잡히는 4.7인치 크기로 가장 애플스러운 디자인이라는 아이폰SE. 구매 요소를 찬찬히 살펴 현명한 소비를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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