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주장하며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고 위협한 데 대해 중국 주요 매체들이 어리석은 대선 전략이라며 맹비난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15일 논평(論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제정신이 아니다"며 "양국이 관계를 끊는다면 미국이 더 큰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강경한 어조로 비난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미국 현지 언론 등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거칠게 공세를 펴는 것은 더 많은 지지를 얻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자극적인 뉴스를 통해 이목을 끌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글로벌 타임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무책임하고 감정적"이라며 "양국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이자 양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이익과 큰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미국이 중국과 관계를 끊는다면 우리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중국의 내수 시장 규모는 중국 전체 제조업의 75∼80%에 달하고, 미국으로 공급하는 2∼5%는 내수 시장으로 흡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평(社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시점에 중국을 향해 잘못된 위협을 하고 있다"면서 "미국 현 행정부는 원래 중국을 향해 강한 불만을 표현해 왔고,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또다시 대중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미국 대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총편집인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 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환자에게 소독제를 쓰라고 했던 사람"이라며 "이런 일을 기억하며 다시 한번 그의 발언을 생각해보면 그리 놀랄 필요는 없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후 총편집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나를 비롯해 세상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정상적인 일국의 대통령에 대한 상상을 점점 더 뛰어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