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전까지 북-미 '강대강' 대치 가능성

입력 2020-05-24 23:45   수정 2020-05-2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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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억지력 강화' 표현,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첫 등장


외교가와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핵전쟁억지력 강화`란 표현이 등장한 것에 주목하며 조심스럽지만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과 같은 신형 무기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가 북한의 자체 무기 개발 시사로 양국 간 대치 국면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정면대결` 기조를 피력했다기보다는 기존에 새 전략무기 개발을 언급한 적이 있는 만큼 그 연장 선상에서 `핵`이란 표현이 다시 등장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외교부는 이날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개최 사실이 공개되자 그 의미와 그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핵전쟁 억제력` 표현이 미국에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북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표현은 2017년 11월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한반도 화해 국면에서 북한이 거의 사용하지 않았으나, 하노이 노딜 이후 다시 등장했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신형 무기 개발과 같은 국방력 강화를 강력히 시사한 만큼 향후 어떤 무기를 선보일지가 주요 관심 사안이 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북한 핵 억지력의 대상은 미국인 것은 사실이지만 핵무기 개발에 새롭게 박차를 가한다는 의미보다는 기존 무기 개발 일정에 따라 나온 표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의지 표명을 한 것은 맞더라도 `핵무기 개발`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도 "북한이 `정면돌파`와 `자력갱생`을 언급하면서 한편으론 국방력을 강화하는 `병진 노선`과 비슷한 형태로 가는 것으로 보이는데, `핵 억제력` 표현도 그러한 연장 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석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새로이 박차를 가하기보다는 무기 개발 진척 상황에 따라 과거에 사용했던 표현을 다시 한번 사용했다는 의미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핵 억제력` 표현 등장이 북한의 국방력 강화, 다시 말해 새로운 무기 개발에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 동의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전략 무력 속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포함되지만 신종 (무기) 4종 세트의 실전 배치에 무게 중심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또 "북한은 북미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수차례 미사일 발사 상황에서도 `핵` 표현을 안 썼는데 이번에 `핵` 표현을 쓴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전했다.
이번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내용의 초점을 `핵 억제력 강화`보다는 `내부 개편`에 두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북한이 예전부터 `핵 억제력`이란 표현을 써 왔다며 "작년 연말에 북한이 `새로운 전략 무기를 머지않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의 연장 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조 위원은 "북한은 미국이 11월 대선까지는 못 움직이는 상황에서 `핵 억지력` 표현을 사용한 것은 북한이 `미국을 배려할 필요는 없다. 할 것은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 억지력 강화`와 관련해 장거리 미사일 성능 향상과 함께 핵무기 또는 미사일 은닉 기술 개발에 의도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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