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뭔가 한다"…백악관 "트럼프, 중국에 아주 짜증나 있어"

입력 2020-05-27 06:52   수정 2020-05-2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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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특별지위 불이익·중 당국자 제재 가능성
미중 충돌 격화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둘러싼 갈등과 관련해 이번 주중 모종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중국을 압박했다.
중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는 28일 홍콩보안법 제정을 밀어붙이는 가운데 제재 등 경고장을 날려온 미국이 구체적인 조치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온 양국이 홍콩보안법을 둘러싸고 한층 더 격한 갈등 국면으로 빨려드는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제재 가능성을 묻는 말에 "우리는 지금 뭔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은 이를 매우 흥미롭게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앞으로 며칠 간 이에 대해 얘기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는 제재를 포함하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아니다. 이는 여러분이 이번 주가 끝나기 전에 듣게 될 어떤 것"이라며 "내 생각에 아주 강력하게…"라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 전국민인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 의회를 건너뛰고 오는 28일 직접 홍콩보안법 제정을 추진하자 홍콩의 자치권과 인권 보장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반대하며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그동안 경고 내지 엄포 수준이던 대 중국 제재 내지 보복 조치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뜻이어서 중국과 갈등 고조가 우려된다.



미국의 조치로는 미국이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에 따라 홍콩에 중국 본토와는 다른 특별한 지위를 인정해 부여한 관세 등 혜택에 손을 보는 방안이 거론된다.
미국은 지난해 제정한 홍콩인권법에 의거해 홍콩의 자치권이 일정 수준에 미달한다고 판단할 경우 불이익을 가하거나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지만, 이 평가를 담당한 국무부의 평가 보고서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홍콩보안법에 대해 "홍콩 자치권에 대한 종말의 전조"라고 언급하는 등 연일 비난의 목소리를 내온 점에 비춰 특단의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보안법 제정 추진 강행과 관련, 향후 홍콩의 금융 중심지 지위 유지에 의문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그(트럼프)는 중국의 시도에 불쾌해하고 있으며 만약 중국이 홍콩을 장악한다면 홍콩이 어떻게 금융 허브로 남을 수 있는지 알기 어렵다고 내게 말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재무부가 홍콩을 탄압하려고 시도하는 중국 관리와 기업, 금융기관에 대한 광범위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며 중국 관리과 기업의 거래를 통제하고 자산을 동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홍콩보안법 추진이 큰 실수라고 지적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아주 짜증이 나 미중 무역합의가 그에게 이전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압박에 가세했다.
미 의회에서도 홍콩보안법 제정에 관여한 중국 관리와 단체를 제재하는 법안이 초당적으로 추진되고, 하원은 중국 신장 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 당국자들을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위구르 인권정책 법안을 27일 처리키로 하는 등 대중국 강경기류가 지배적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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